[세계경제 엿보기]투기거래「헤지」거의 안정적운용

  • 입력 1998년 11월 8일 18시 17분


“국화빵에 국화가 없듯이 헤지펀드에는 ‘헤지’기능이 없다.”

세상에는 잘못된 용어가 많지만 헤지펀드도 그 중 하나다. 보통 ‘국제적 단기투기자본’으로 번역되는 헤지펀드는 50명 미만의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투기성이 높은 파생금융상품(선물 스와프 옵션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챙기는 투자신탁이다.

그러나 ‘헤지(Hedge)’의 원래 뜻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울타리를 친다’는 말이다. 장래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파생금융상품을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선물(先物·Future)의 예를 들어보자.

A라는 수출업자가 한달후 1만달러의 수출대금을 받기로 했는데 그동안 환율이 내려가면 손에 쥐는 돈(원화)이 적어질 수 있다. 이같은 위험을 피하려면 ‘한달후 현재의 환율로 1만달러를 판다’는 계약을 하면 되는데 이것이 선물거래다.

A씨처럼 위험을 회피하려는 행위가 ‘헤지’이며 반대로 고수익을 노리고 위험을 떠안는 것은 ‘투기(Speculation)’다.

헤지펀드라는 이름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사실 대부분의 헤지펀드들은 문자 그대로 헤지를 해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와 같은 일부 대형 펀드들이 국제무대에서 투기거래를 일삼고 있기 때문에 모든 헤지펀드의 기능이 그런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을 뿐이다.

퀀텀펀드처럼 투기적 거래를 주로 하는 펀드는 전체 펀드중 10% 정도. 그러나 투자액 기준으로는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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