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불청객 「우울증」…잦은 한숨도 「病」

입력 1998-10-06 19:27수정 2009-09-2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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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 멈춰버린 것같은 차가운 세상. 나혼자 버려진 듯합니다.’

가을엔 여러가지 이유로 우울증 환자가 많아진다. 특히 이번 가을엔 ‘IMF체제의 박탈감’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우울증은 남성의 5∼12%, 여성의 10∼25%가 평생 한 번은 경험하는 흔한 정신질환. 그러나 서울대의대 신경정신과 하규섭교수(02―760―2458)는 “‘우울하다’는 감정은 흔히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우울함이 정상 범위를 넘어서도 치료하지 않고 가볍게 생각한다”며 “환자의 70%가 자살을 생각하고 20%가 자살을 시도하는 위험한 병”이라고 말했다.

우울증은 내성적인 성격이나 기분이 ‘가라앉는’ 것과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6개월 정도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다시 좋아지는 ‘주요우울증(major depression)’과 기분이 늘 좋지 않은 ‘기분부전증(氣分不全症)’으로 나뉜다. 이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주요우울증. 과거는 후회스럽고 현재는 비참하며 미래는 희망이 없게 느껴지는 등 병적으로 우울하다. 또 불면이나 성욕감퇴 등의 신체 증상(진단기준 참고)이 2주 이상 계속돼 일상 생활이 힘들어진다. 주요우울증은 2, 3년 주기로 일생동안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염색체 이상 등 유전적 요인이 있는 사람이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 처하면 뇌신경세포간 정보전달 물질들이 불균형하게 분비되면서 우울증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 실직, 건강상실로 인해 자존감을 다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스트레스 요인이다. 또 가을철에 ‘계절성 우울증 환자’가 많아지는 것은 햇빛의 양이 줄어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적어지기 때문.

▼왜 문제인가?〓완치율이 70∼90%임에도 불구하고 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방치하기 때문. 미국의 한 연구자료는 우울증 환자가 병원에 와서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7년이 걸린다고 보고. 또 약물의 부작용을 지나치게 의식해 상태가 좋아지면 약을 꾸준히 복용하지 않는 일이 많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최근 1, 2년 사이 부작용을 크게 줄인 치료약이 많이 개발됐다.

▼치료법〓△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찾아주는 약물 치료와 △세상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을 상담을 통해 바로잡아주는 인지 치료가 기본. 또약을 복용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할 때에는 0.5초동안 뇌신경에 고압전류를 흐르게 하는 전기충격요법을사 용.‘계절성 우울증환자’에게는 2천5백∼1만 럭스의광선을 30∼1백20분 쪼여주는 광선치료를 한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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