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삶의 터전③]강병화/유입 외래식물 생태계 타격

  • 입력 1998년 6월 9일 19시 54분


생물다양성은 인류의 생존과 발전에 필수적인 것으로 유전자로부터 개체군 군집 및 생태계에 이르는 모든 생물학적인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생물다양성을 구성하는 각각의 종(種)은 그들의 긴 진화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특이한 유전구조와 생태기능을 갖고 있다. 또 생태계 안에서 나름의 생산자 소비자 분해자 등과 같은 특유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구상에는 1천만∼3천만종의 동식물과 미생물로 생물다양성이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우리는 단지 1백40만∼1백70만종의 존재를 확인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의 경제발전과 국토개발 과정동안 많은 생물서식지의 파괴와 환경오염 증가에 따라 생물다양성의 극심한 쇠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많은 선진산업국가들이 이미 경험한 바와 같다. 그러나 우리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지식은 아주 미미하며 척추동물과 현화식물(꽃식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생물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까지 생물도감에 기재된 동물은 약 1만7천5백67종으로 척추동물 1천4백63종, 무척추동물 4천4백22종, 곤충류 1만1천1백53종, 거미류 5백29종 등이고 식물은 1979년 ‘대한식물도감’에 1백90과(科)3천8백79종의 식물이 수록되었으며 이중에는 초본류 2천7백4종(일년생초본 4백30종, 이년생초본 2백8종, 다년생초본 2천66종)과 목본류 1천1백75종(관목6백88종, 교목4백87종)이 포함돼 있다.

최근의 농산물 수입개방과 외국과의 교역증대는 외래식물과 식물병해충의 유입을 동반하는 데 자연환경이 파괴된 곳이나 폐경지에서 가장 먼저 발생하여 군락을 이루는 식물은 대부분이 외래식물(外來植物)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들 외래잡초는 45과 3백종이다. 최근의 보고에 의하면 일본에는 귀화식물이 1천종 이상이며 우리나라도 정밀한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외래식물의 발생이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식물병의 경우 1910년대 이후 국내에 유입되어 큰 피해를 끼친 외래식물병이 22종에 이르며 그동안에 유입된 1백52종의 곤충 중에서 27종은 해충으로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이상기온이 나타날 경우 식물의 생육속도가 변하고 벼물바구미와 같은 외래해충과 소나무 에이즈라는 재선충 등 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식물병이나 해충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경제발전에 의한 국제교역의 증가와 산업화에 의한 자연환경의 파괴는 외래식물이 만연할 가능성을 높이며 이와 더불어 유입된 외래생물은 부지불식간에 우리나라 전역으로 퍼져 식물생태계뿐만 아니라 생활환경도 교란시킨다.

자연계 순환에서 일차생산자인 식물의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외래종 중에서 미국자리공 돼지풀 서양등골나물 등은 보도가 되어 많이 알려져 있지만 필자의 추측으로는 서양민들레 가시상추 서양금혼초 가시박 단풍잎돼지풀 미국쑥부쟁이 갓 메귀리 등 많은 외래식물들도 발생분포가 확산돼 생활주변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작물로 재배하기 위하여 도입하였거나 수입되는 외국농산물에 섞여 들어온 외래식물은 유용한 가치를 지닌 종도 있으나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에 적응할 경우 새로운 잡초나 독초 및 해초로 자리잡아 우리 식물생태계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강병화교수>

▼약력

△고려대 농과대학 농학과 졸업 △독일 호헨하임대 농학박사 △고려대 자연자원대학 부속농장장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 연구관 △고려대 자연자원대학원 농학과장 △고려대 자연자원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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