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채관리 이제부터

동아일보 입력 1998-01-30 19:54수정 2009-09-2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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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외채협상이 타결돼 올해 만기가 닥치는 외채 2백50억달러가 1년이상 3년미만의 중기채로 전환되었다. 적용금리도 기간에 따라 런던은행간금리(LIBOR)에 2.25∼2.75%를 가산한 7.85∼8.35% 수준으로 결정됐다. 당초 우려했던 두자릿수를 밑돈데다 만기전 중도상환이 가능한 콜옵션이 받아들여졌다. 최선의 협상결과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다. 당장 국내 주가가 폭등하고 원화환율도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제 외환위기의 급한 불은 껐다. 외환위기의 주범인 1년 미만의 단기채 비중이 작년말의 62.2%에서 30%대로 낮아짐으로써 적어도 1.4분기중 단기외채 상환을 둘러싼 ‘3월 대란설’ 등의 우려는 해소되었다. 대외신인도가 회복되어 신규외화차입과 외국투자자본 유입의 물꼬가 트이고 신규차입 금리가 점차 낮아지면 외환 금융시장은 급속한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큰 멍에인 외채관리는 정작 이제부터다. 무엇보다 외채규모가 너무 크다. 총 외채 1천5백30억달러에 대한 연간 이자만도 약 1백4억달러에이른다. 앞으로 만기연장이 필요한 단기외채도 아직 5백62억달러나 남아있다. 외환수급은 여전히 빡빡한 실정이고 동남아 외환위기의 파장도 큰 불안요인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자본의 국내 순투자액이 외채 이자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거나 경제개혁 프로그램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해 거시경제지표가 불안해지면 외채상환 압력이 다시 거세질 수 있다. 외채문제 접근은 바로 그같은 상황인식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수출증대로 무역수지에서 큰 폭의 흑자를 내야 하고 무역외수지 적자폭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해외자본의 유입과 투자 활성화도 필수적이다. 국내 외환 자본시장의 교란요인인 핫머니의 유입은 경계대상이지만 건전한 자본투자는 적극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개혁 프로그램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하고 금융 산업 조세 노동정책 등의 목표도 여기에 맞춰야 한다. 아직도 취약하기 짝이 없는 외채구조도 문제다. 우리나라의 단기외채 비중은 개도국보다도 월등히 높다. 외화차입 감독기능 강화로 이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야 하고 정부지급보증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부당한 외화차입조건의 굴레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단기외채금리가 2%포인트만 높아져도 연간 이자부담은 무려 17억달러가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칫 높은 이자의 새로운 빚을 얻어 이자나 겨우 갚아나가는 만성적인 외채대국의 수렁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 경제회생 여부는 결국 외채관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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