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자강(自立自强)정신을 교육과 언론이란 문화활동을 통해 심어주었던 고하(古下)의 애국정신을 되새겨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12월의 문화인물」 송진우(宋鎭禹)선생의 손자인 송상현(宋相現)서울대법대학장은 22∼28일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에서 열리는 고하 유품전의 의미를 이렇게 전했다.
일제하 중앙학교에서 서양사를 가르치다 동아일보가 창간되자 합류해 주필과 사장을 지낸 고하는 『얼과 문화를 지키는 민족은 결코 망하지 않고 반드시 재기한다』면서 충무공유적보존운동 문맹퇴치운동 등을 전개했었다.
해방후에는 한민당 수석총무(당수)겸 동아일보 사장으로 활동하다 좌우 대결의 혼란 속에서 45년12월30일 흉탄에 쓰러졌다.
송교수는 패망에 직면한 총독부 관리들이 정권인수를 해달라며 집을 찾아왔던 해방 직전의 어느 날을 기억한다. 당시 나이는 네살.
『고하가 임시정부 인수를 내세워 거절하는 바람에 허탕을 친 그들은 돌아가는 길에 마당에서 놀고 있던 나를 보고 엉덩이를 걷어찼어요. 이때 이빨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어요』
고하와 절친했던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선생은 고하 사후 동아일보 사고를 통해 유품을 샅샅이 수집해 따로 보관했었는데 그만 좌우 대결속에 창고가 불타버려 유품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에 전시되는 유품은 고하가 즐겨읽던 실학사상가 홍대용(洪大容)의 담헌집, 대학시절 공책, 옥으로 된 바둑통, 문갑, 벼루, 남강 이승훈(南岡 李昇薰)선생 회갑기념 화첩에 남긴 한글 축시, 위당 정인보(爲堂 鄭寅普)와 주고받은 편지와 엽서 등 30여점. 탄생지인 전남 담양군민회관에서는 30일 학술세미나도 열린다.
〈조헌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