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베레스트 小史]1953년 힐라리 첫 등정

  • 입력 1997년 10월 30일 07시 25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의 네팔말은 「사가르마타」이다. 네팔에 가면 에베레스트란 지명보다 사가라마타란 지명이 현지인들에게 더 친숙하다. 에베레스트란 이름이 붙게 된 데는 인도의 슬픈 식민 역사가 있다. 영국이 인도에서 식민정책을 펴나가던 1892년 육군 측지부대가 지도를 만드느라 멀리 떨어진 변경 하늘높이 솟은 히말라야 봉우리에 차례로 부호를 붙여놓고 삼각측량을 해나갔다. 마침내 가장 높은 봉우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영국은 그 최고봉에 「사가르마타」 혹은 「초모랑마」라는 네팔이나 티베트의 현지 이름을 무시하고 인도측량국 초대장관을 지낸 육군대령 조지 에베레스트 이름을 따 「마운트 에베레스트」라고 붙였다. 최고봉이 알려지자 전인미답의 히말라야에는 탐험의 물결이 밀려와 1920년대 들어서면서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등의 원정이 시작됐다. 드디어 1953년 5월29일 오전 11시반. 영국 등반대 에드먼드 힐라리와 셰르파 텐진 노르게이가 세계 처음으로 에베레스트에 올랐다. 그리고 24년 뒤 1977년9월15일 낮 12시50분.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습니다』 고상돈씨와 셰르파 팸바노르부는 마지막 캠프를 떠난 지 7시간 20분 동안의 사투끝에 에베레스트봉에 올라 이렇게 소리쳤다. 공포와 신비의 에베레스트가 한국인의 품에 안긴 순간이었다. 〈허문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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