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成燁기자]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도에서 「식품회사들은 앞으로 담배회사와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담배회사들은 수십년동안 흡연과 폐암이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비로 수십억달러를 날렸다. 차라리 이 돈을 「몸에 덜 해로운 담배」를 개발하는 데 쓰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식품회사도 식품 가공과정에서 맛을 내기 위해 다량 첨가되는 소금의 유해성 논란에 빠져 「언론의 도마」위에 오를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금의 약 40%를 차지하는 나트륨은 혈액속의 수분함량을 높이는 성질 때문에 혈액의 부피를 늘려 혈관을 팽창시키고 혈압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혈압 뇌졸중 심부전증 등 치명적 질환을 일으키고 이미 이 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일찍 죽게 한다는 것.
최근 영국의학지에 발표된 「인터솔트」연구에 따르면 세계 52개국의 남녀 1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 고혈압환자에게 소금은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단국대 김을상교수(식품영양학과)는 『소금의 해악에 대해서는 이미 1백년 전에 문제가 제기됐다』며 『나트륨이 고혈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적 문화적 식습관 때문에 이미 많은 사람이 만성소금중독상태라는 것이다.
성인의 하루 나트륨 최소 필요량은 1백15㎎정도(소금 0.3g).이 최소 필요량 보다는 소금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최대 섭취량이란 제한은 없다. 그러나 넘쳐나는 나트륨을 콩팥이 소변으로 배출하는 능력을 감안해 미국의 경우 하루 6g미만, 일본은 10g이하를 권장하고 있다.
실제 미국인들이 하루 섭취하는 소금은 약 9g. 미국은 3g차이 때문에 TV방송에서 「소금 적게 먹기 캠페인」을 벌이고 식품회사에 소금첨가비율을 줄이라고 압력을 가하는 등 소금을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성인은 적어도 하루 20g이상 소금을 섭취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대한영양사협회는 밝혔다. 권장 최대 소금섭취량은 일본과 비슷한 9g정도. 그러나 여전히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과장은 『찌개와 김치 젓갈 등 염분이 많은 음식을 다량 섭취하는 우리 식생활을 감안하면 소금을 하루 15g정도만 섭취해도 「엄청나게 싱겁게」먹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식사 때마다 각별히 신경쓰지 않는 한 「소금중독」에 따른 질병위협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