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한복 장려와 고궁-박물관 무료입장

  • 입력 1997년 1월 14일 2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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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렁한 것같으면서도 달리 보면 끼이는 듯하고 무거워 보이다가도 나비처럼 사뿐히 날아갈 듯한 멋, 직선으로만 나타나는가 하면 어느덧 직선과 곡선이 유연하게 어우러져 빚어내는 넉넉한 여유. 한복은 여인에게 정결하고 우아한 기품을, 남성에게 단아하고 부드러운 선비의 품성을 돋보이게 한다. 때로는 청초하고 때로는 신비하다. 그 세련된 빛깔의 조화는 더욱 아름답다 ▼한복에서 한국인의 미의식을 찾으려는 한 복식미학자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자연미, 인격미,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미와 전통미 등 네가지로 정리했다. 옷의 형태와 소재가 자연과의 조화를 모색하고 있고, 사치스럽고 화려함보다 검약 절제 겸손을 존중하는 선비의 가치관을 반영했고, 강렬한 원색의 대비를 통해 한국인의 토착사상의 원형을 드러냈고, 은근하고 완만한 곡선의 흐름으로 보수적 윤리관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 단순 소박하면서도 여유와 율동이 조화를 이룬 한복이 단지 불편하다는 이유로 양복 양장에 밀려 겨우 잔명(殘命)을 잇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설이나 추석 등 명절 때는 한복이 제법 눈에 띄었으나 요즘은 그마저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에서는 개량을 통해서 한복의 생명력을 연장시키려 하지만 대중들의 호응이 그리 크지 않다. 아쉽지만 생활환경과 미의식이 옛날같지 않은 탓일 것이다 ▼문화체육부가 한복착용을 장려하기 위해 한복 입은 시민은 앞으로 1년간 박물관 고궁 등에 무료입장시키기로 했다. 지난해 말 한복을 대표적인 국가상징물로 선정하고 매월 첫째 토요일을 「한복입는 날」로 정한데 이어 이번에 또 하나의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한복이 일상복의 하나로 복권(復權)되는 계기를 맞는다면 금년 문화유산의 해는 나름대로 뜻깊은 한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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