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계 넘어선 성취감 크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13일 03시 00분


[2025 서울달리기]
‘암 수술’ 男하프 우승 박현준씨
최미경-김민준-박유진 각부문 1위

男 하프 1위 박현준 씨
男 하프 1위 박현준 씨
“내 한계를 넘어섰다는 성취감이 크다.”

박현준 씨(41)는 12일 2025 서울달리기 하프코스 남자부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도로에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이날 개인 최고기록을 1분 가까이 줄인 1시간7분53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박 씨는 “올해 목표였던 하프코스 1시간7분대 진입을 달성해 너무 만족스럽다. 앞으로 더는 기록을 단축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22년 10월 대장암 수술을 받은 박 씨는 수술 후 채 2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9월 공주백제마라톤 풀코스 남자부에서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됐었다. 아직 암 완치 판정을 받은 상태가 아닌 박 씨는 “걷기부터 시작한 2023년엔 ‘나도 예전처럼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꾸준히 노력했고, 지금은 잘 달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女 하프 1위 최미경 씨
女 하프 1위 최미경 씨
하프코스 여자부에서는 최미경 씨(45)가 1시간22분41초의 기록으로 대회 2연패를 이뤄냈다. 최 씨의 기록은 지난해보다 1분30초 이상 떨어진다. 양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에 통증을 안고 레이스를 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나만의 속도로 달리며 우승까지 해 더 의미가 크다. (부상 전처럼) 빨리 뛸 수 없어서 함께 훈련하던 러닝크루에서 나와 6개월 동안 혼자 훈련했다”고 말했다.

男 11㎞ 1위 김민준 씨(왼쪽), 女 11㎞ 1위 박유진 씨.
男 11㎞ 1위 김민준 씨(왼쪽), 女 11㎞ 1위 박유진 씨.
11km 코스 남자부에서는 김민준 씨(42)가 33분45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엘리트 선수 출신인 김 씨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해 14년 전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현재 그는 선수 컨디셔닝 관리숍을 운영 중이다. 그의 고객 중엔 유명 러닝 크리에이터인 ‘스톤’ 원형석 씨(31)가 있다. 이 때문에 김 씨는 마스터스 러너들 사이에서 ‘스톤의 마사지 선생님’으로 불렸다. 하지만 올해 김 씨가 각종 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면서 지금은 ‘스톤만큼 잘 뛰는 마스터스 러너’라는 말을 듣고 있다. 김 씨는 “다시 달리다 보니 과거에 나를 괴롭혔던 스트레스가 풀리더라”라며 웃었다. 김 씨는 18일 열리는 2025 경주국제마라톤에선 풀코스에 도전한다. 11km 코스 여자부에선 러닝 코치 박유진 씨(34)가 39분27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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