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300m, 거침없는 질주… ‘즐거운여정’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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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
2년 연속 최우수기수 서승운에
한국 최고 조교사 김영관과 호흡
‘즐거운여정’, 2위권서 역전 레이스

24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27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 출전마들이 막판 직선 주로에서 안간힘을 쓰며 달리고 
있다. 이날 렛츠런파크 서울엔 2만5000여 명의 경마 관중이 찾았다. 과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4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27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 출전마들이 막판 직선 주로에서 안간힘을 쓰며 달리고 있다. 이날 렛츠런파크 서울엔 2만5000여 명의 경마 관중이 찾았다. 과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김영관 조교사(64)는 한국 경마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기수로 빛을 보지 못했던 김 조교사는 마필관리사를 거쳐 2003년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 즈음 조교사가 된 뒤로 성공시대를 열어젖혔다. 23일까지 그는 한국 경마 조교사 역대 최다인 1468승을 거두고 있었다.

김 조교사가 정성껏 관리한 경주마 ‘즐거운여정’이 국내 최고의 암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즐거운여정은 24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27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총상금 3억 원)에서 서승운 기수(35)와 호흡을 맞춰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억6500만 원. 즐거운여정은 이날까지 출전한 18번의 레이스에서 1착 10번, 2착 3번을 기록하며 승률 55.6%, 복승률(2위 이내에 든 비율)은 72.2%로 끌어올렸다.

즐거운여정은 이번 경주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즐거운여정은 3세이던 지난해 트리플 티아라 3개 경주를 모두 제패했다. 트리플 티아라 시리즈 전승은 2022년 골든파워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었다. 이런 기록을 반영하듯 즐거운여정은 단승식(1위 확률) 1.5배, 연승식(3위 안에 들 확률) 1.0배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서 기수 역시 최근 절정의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그는 2022년과 2023년 등 2년 연속 한국마사회 부산경남 최우수 기수로 선정됐다. 한국 최고의 조교사에 최우수 기수까지 등에 업은 즐거운여정은 거칠 게 없었다.

이날 장거리 경주인 1800m 레이스에서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인 즐거운여정은 인코스에 자리 잡은 ‘원더풀슬루’와 아웃코스의 ‘라온더스퍼트’ 사이에서 2위권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추입(追入)을 엿보던 즐거운여정은 결승선을 300m 남겨놓은 지점부터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선두로 나섰다. 그리고 막판까지 따라붙던 원더풀슬루를 4분의 3마신(馬身·말의 몸 길이로 1마신은 약 2.4m) 차이로 따돌리며 말코를 가장 먼저 들이밀었다. 경마에선 말코가 결승선에 가장 먼저 닿은 말이 1등이다. 즐거운여정의 경주 기록은 1분56초3. 원더풀슬루가 2위로 골인했고, 3위는 3코너부터 선두권에 진입해 끝까지 버틴 ‘옐로우캣’이 차지했다.

개인 통산 759승째를 거둔 서 기수는 “즐거운여정이 세 달 이상 경주에 나서지 못했는데도 잘 뛰어줬다”며 “선두권이나 후미권 등 어느 위치에서든 잘 뛰는 말이라 경주하기가 편했다. 하반기에는 수말과 붙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경마에서도 1승을 추가해 하루에 2승을 따낸 김 조교사는 개인 통산 1470승째이자 대상경주 67승째를 거뒀다. 김 조교사는 “경쟁마인 원더풀슬루의 상태가 너무 좋아 마지막까지 긴장했다”며 “4월 28일에 있을 뚝섬배를 포함해 남아 있는 ‘퀸즈(Queens’) 투어’ 시리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3세 이상 암말들이 출전하는 동아일보배는 최고의 암말을 가리는 퀸즈 투어 시리즈의 시즌 개막전이다. 이날 동아일보배 경주가 열린 렛츠런파크 서울에는 2만5000여 명의 관중이 찾았다. 동아일보배 대상경주 매출은 약 30억 원을 기록했다.



과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제27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서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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