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민재’ 찾아라…韓수비수 연이어 유럽행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30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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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EPL 브렌트포드, 이한범 미트윌란 이적
김민재 눈부신 성공에 韓 중앙수비수들에 잇단 관심

한국 축구의 중앙 수비수들이 연이어 유럽 무대를 밟고 있다. 김민재(바이에른뮌헨)의 눈부신 성공 이후 한국 중앙 수비수를 바라보는 유럽 구단들의 관심도도 한층 높아진 분위기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탠 2004년생 중앙 수비수 김지수(19)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K리그2(2부) 성남FC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포드로 이적했다.

김지수는 키 192㎝ 몸무게 83㎏으로 당당한 체격을 자랑하는 중앙 수비수다. 김지수는 2021년 경기도 꿈나무 축구대회와 같은 해 제29회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풍생고를 우승시키고 베스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성남은 1군 훈련에 부른 지 1개월 만에 김지수와 준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김지수는 2022시즌 K리그 최연소 등록 선수로 기록됐다. 소속팀 성남은 내우외환 끝에 2부 리그로 강등됐지만 김지수는 성장을 이어갔다. 김지수는 2023 U20 아시안컵에 이어 이번 FIFA U-20 월드컵 무대에서 전 경기 선발 출전하며 맹활약했다.

김지수는 15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 중앙 수비수가 EPL에 입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지성을 비롯해 공격수나 미드필더가 주로 영국 땅을 밟았다. 이영표와 윤석영이 수비수였지만 이들은 측면 수비수였다.

K리그1 FC서울 중앙 수비수 이한범도 이번에 유럽 구단으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2002년생 수비수 이한범은 지난 28일 덴마크 프로축구 수페르리가(1부) 미트윌란과 계약했다. 미트윌란은 K리그1 전북현대에서 최전방 공격수인 조규성에 이어 FC서울에서 뛰던 중앙 수비수 이한범을 데려갔다.

키 188㎝ 몸무게 72㎏으로 당당한 체구를 갖춘 이한범은 현대축구 중앙 수비수에게 필요한 빌드업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지난 6월 패킹(패스)데이터에 따르면 이한범은 K리그1에서 패스 효율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기록됐다. 이한범이 6월 한 달 간 K리그1 4경기에서 시도한 패스 중 313개가 목적지에 정확하게 도달했다. 이 패스로 383명을 제치는 효과가 있었다.

김지수와 이한범의 유럽 진출 뒤에는 김민재가 있었다. 김민재는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거쳐 지난해 이탈리아 나폴리로 이적했고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팀을 33년 만에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공을 인정 받은 김민재는 유럽 최고 명문 구단 중 하나인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뮌헨에 입성했다.

앞서 강철(오스트리아), 심재원(분데스리가 2부리그), 홍정호(분데스리가) 등 중앙 수비수 선배들이 유럽무대에서 활동했지만 김민재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김민재가 대인방어뿐만 아니라 패스능력 등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자 한국 중앙 수비수에 대한 편견 역시 점차 사라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유럽에 다수 진출한 한국인 공격수들과 달리 수비수들은 언어소통 문제와 빌드업 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영입 우선순위에서 밀렸지만, 김민재는 패스와 빌드업 능력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한 것은 물론 친화력을 바탕으로 수비를 지휘하는 리더십까지 발휘하며 편견을 깼다.

한국 수비 유망주들이 유럽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유럽 진출이 늘고 있는 동기 중 하나로 보인다. 김민재가 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 축구에서 최고 수비수로 거듭나는 모습은 김지수와 이한범 등 수비수 유망주들에게 자신들도 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풀이된다.

K리그 구단들의 시선 역시 바뀌고 있다. 그간 K리그 성적을 이유로 유망주들의 유럽행에 부정적이었던 구단들이 김민재 사례를 보면서 태도를 바꾸고 있다.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이 이적을 할 때마다 K리그 친정팀에 연대기여금이 입금되는 탓이다. 김민재의 친정팀 전북현대는 김민재의 바이에른뮌헨 이적 때 7억원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연대기여금은 선수들이 이적을 할 때마다 발생해 예전 소속구단에 지급된다. 김지수와 이한범이 유럽에서 더 성장해 거액의 이적료를 발생시키며 빅클럽으로 진출하면 연대기여금이 성남FC와 FC서울에 입금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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