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즐겼다”… ‘셔틀콕 천재’ 안세영, 42분만에 압도적 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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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셔틀콕 새 역사… 안세영, 세계선수권 단식 46년만에 첫 우승
결승서 랭킹 6위 마린 2 대 0 제압, 지난달 여자 세계 랭킹 1위 올라
11개 대회 결승 진출 8번 우승 위업
서승재-채유정 혼합 복식조도… 만리장성 넘고 20년만에 정상

“해냈다”…  한국 배드민턴 단식 ‘46년 무관’ 마침표 ‘셔틀콕 천재’ 안세영(21·삼성생명)이 한국 배드민턴 선수
 최초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가 창설된 1977년 이후 46년 만이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2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카롤리나 마린(스페인·6위)에 2-0(21-12,
 21-10)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세영이 우승을 확정한 뒤 두 팔을 벌리고 환하게 웃고 있다. 코펜하겐=신화 
뉴시스
“해냈다”… 한국 배드민턴 단식 ‘46년 무관’ 마침표 ‘셔틀콕 천재’ 안세영(21·삼성생명)이 한국 배드민턴 선수 최초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가 창설된 1977년 이후 46년 만이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2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카롤리나 마린(스페인·6위)에 2-0(21-12, 21-10)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세영이 우승을 확정한 뒤 두 팔을 벌리고 환하게 웃고 있다. 코펜하겐=신화 뉴시스
‘셔틀콕 천재’ 안세영(21·삼성생명)이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 또 하나의 새 기록을 남겼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2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카롤리나 마린(30·스페인·6위)을 2-0(21-12, 21-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정상에 오른 건 이 대회가 창설된 1977년 이후 처음이다.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 결승에 오른 것도 1993년 준우승을 한 방수현(51) 이후 30년 만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 전까지 세계선수권 복식(남녀 복식과 혼합 복식)에선 모두 10차례 정상을 밟았지만 단식에선 남녀를 통틀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남자 단식 역시 1995년 박성우의 준우승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여자단식 우승, 혼합복식도 정상 안세영은 2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마무리된 배드민턴 세계선수권 대회에 ‘세계랭킹 1위’로 나서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첫 
세계선수권 단식 금메달을 일궈냈다. 이날 한국은 혼합 복식에서도 서승재-채유정 조가 20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코펜하겐=AP 뉴시스
여자단식 우승, 혼합복식도 정상 안세영은 2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마무리된 배드민턴 세계선수권 대회에 ‘세계랭킹 1위’로 나서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첫 세계선수권 단식 금메달을 일궈냈다. 이날 한국은 혼합 복식에서도 서승재-채유정 조가 20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코펜하겐=AP 뉴시스

안세영은 이날 마린에게 단 한 차례의 리드도 허용하지 않고 42분 만에 승부를 끝냈다. 2세트에선 10-10으로 맞선 상황에서 한 점도 내주지 않고 내리 11점을 뽑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마린은 세계선수권에서도 3차례(2014, 2015, 2018년)나 우승한 베테랑 선수다. 마린은 아시아 외 국가 선수로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최초의 선수다. 마린과의 맞대결에서 5연승을 달린 안세영은 상대 전적에서도 6승 4패로 앞섰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는 챔피언 세리머니를 한 안세영은 “그냥 즐기니까 다 잘 되는 것 같다. 정말 잘 즐겼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 새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안세영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실업팀 언니들을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고교 1학년이던 2018년 출전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첫 판 탈락의 쓴맛을 보기도 했지만 이듬해인 2019년 한국 선수 최초로 BWF 신인상을 받았다.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도 안세영이다. 안세영은 지난달 세계 1위이던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위로 밀어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올해 출전한 12개 대회 중 11차례 결승 무대를 밟아 8번 정상을 차지하면서 ‘무적’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우승하지 못한 나머지 4개 대회에선 준우승 3번, 3위 1번을 했다. 올해 3월 안세영은 세계 최고 권위 대회로 꼽히는 전영오픈에서도 1위를 했는데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의 우승이었다.

여자단식 우승, 혼합복식도 정상 우승을 확정한 뒤 코트에서 포효하는 서승재(왼쪽)와 코치진을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는 채유정. 신화 뉴시스
여자단식 우승, 혼합복식도 정상 우승을 확정한 뒤 코트에서 포효하는 서승재(왼쪽)와 코치진을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는 채유정. 신화 뉴시스
이날 앞서 열린 혼합 복식에서는 서승재(26·삼성생명)-채유정(28·인천국제공항) 조가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충 조를 2-1(21-17, 10-21, 21-18)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서승재-채유정 조는 이날 경기 전까지 정쓰웨이-황야충 조에 9전 전패를 당했는데 10번째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세계선수권 혼합 복식 정상에 오른 건 2003년 김동문(48)-라경민(47) 조 이후 20년 만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안세영#세계선수권 단식#46년만에 첫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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