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2개에 그친 韓쇼트트랙…22년 만에 안방서 최악 성적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15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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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세계선수권에서 22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공교롭게도 기존 최저 금메달을 기록한 대회 역시 한국에서 열린 대회였다.

지난 12일까지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남자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의 1000m, 1500m 2관왕 덕에 금메달을 2개 따는 데 그쳤다.

여자 에이스 최민정이 1000m와 1500m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더 아쉬운 대목은 그간 강세를 이어왔던 계주 종목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는 점이다. 남자 5000m 계주에서는 중국과 이탈리아에 밀려 동메달,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네덜란드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새로 만든 2000m 혼성 계주에서는 메달권에 들지도 못했다. 대표팀 선수들의 기량이 하향평준화된 것으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선수권 금메달 2개는 22년 만에 받아 든 최악의 성적표다. 2001년 전북 전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당시 한국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에 그쳐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전주대회 이후 김동성, 최은경, 안현수, 진선유, 이호석, 곽윤기, 박승희, 노진규, 심석희, 최민정, 황대헌, 린샤오쥔 등 스타들이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에 금메달을 적어도 3개 이상 가져다줬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박지원만이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을 뿐 다른 선수들은 부진했다.

한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만 비교해도 이번 대회 성적은 전주대회 이후 최악이다. 2008년 강릉대회에서 금메달 4개, 2016년 서울대회에서 3개를 수확한 바 있다.

이번 서울대회 금메달 2개는 한국 쇼트트랙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다. 한국은 역대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115개, 은메달 83개, 동메달 71개로 무려 269개의 메달을 땄다. 2위인 중국은 총 158개 메달을 가져갔다.

세계선수권 금메달만 따져도 한국이 압도적이다. 한국이 115개인 반면 2위인 중국은 65개에 불과하다. 한국이 2배에 가까운 금메달을 따낸 셈이다.

그런데 이번 서울대회에서는 명성에 금이 갔다. 남자 대표팀에서는 박지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 정상권에 근접하지 못했다. 여자 대표팀의 경우 최민정이 부상 여파 등으로 네덜란드 스휠팅에게 밀렸다. 기대를 모았던 김길리를 비롯해 김건희와 심석희도 메달권에 근접하지 못하는 기량을 보여줬다.

내년 대회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번 대회 여자부를 휩쓴 네덜란드가 자국 로테르담에서 세계선수권을 주최한다. 여자부에서 또 한 번 네덜란드의 안방 잔치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민정의 피로 누적과 김길리의 기복, 최민정-심석희 간 갈등으로 인한 팀워크 악화 등 문제가 있다.

남자부는 상황이 조금 낫다. 박지원이 건재한 가운데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대헌이 대표로 복귀할 경우 박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수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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