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루키’ 박금강 “전 목표를 정하지 않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실수로 프로 전향 놓쳐 해외 진출
LPGA 2부 뛰며 매년 1승씩 챙겨
호주서 시즌 대비해 막판 담금질
“제가 도달하는 데가 목표 될 것”

박금강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통과해 올해 신인으로 데뷔한다.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제공
박금강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통과해 올해 신인으로 데뷔한다.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제공
어렸을 때부터 박금강(22·CJ)은 막연히 ‘미국에서 한번 뛰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박성현(30), 전인지(29), 김효주(28) 같은 선수들이 미국 골프장에서 연신 멋진 샷을 날리는 걸 TV로 본 게 계기가 됐다.

그리고 꿈은 현실이 됐다. 그는 지난해 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9위를 하며 올해 1부 투어 풀 시드를 따냈다. 작년 Q시리즈는 동갑내기 유해란(22)의 수석 합격으로 화제를 모았다. 박금강을 주목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5승을 거둔 유해란과 달리 박금강은 국내 무대에서 뛴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이인준 프로의 지도 아래 막판 담금질을 하고 있는 박금강은 8일 전화 인터뷰에서 “생각과 달리 LPGA에서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하게 됐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보다 빨리 꿈을 향해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원래 그도 다른 선수들처럼 KLPGA투어를 거쳐 미국에 가려 했다. 그런데 실수로 프로 전향 절차를 놓쳐 프로행이 미뤄지게 되자 해외로 방향을 돌렸다. 2019년 미국 여자 아마추어 선수권에서 2위를 했고, 그해 말 Q시리즈를 치러 2부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2020년엔 국내 2부, 3부 투어에서 활동했지만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LPGA 2부 투어에서 뛰기 시작했다. 데뷔 첫해 9월 머피 USA 엘도라도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엔 2부 투어 개막전 플로리다 내추럴 채리티 클래식 정상에도 올랐다. 박금강을 후원하고 있는 CJ의 스포츠마케팅 담당 김유상 상무는 “세계 무대에서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순조로워 보이지만 어려움도 많았다. 그는 2부 투어 생활을 어머니 곽인경 씨와 함께 했는데 곽 씨는 박금강의 캐디를 맡아 푸시 카트를 밀었다. 하지만 전문 캐디가 아니다 보니 클럽 선택이나 코스 공략 등은 오롯이 박금강의 몫이었다. 스윙을 봐 줄 사람도 없어 그는 자신의 스윙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한국에 있는 코치에게 보내 원격 지도를 받았다. 경기력이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었다.

작년 Q스쿨 때 그는 이인준 프로에게 캐디를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 박금강은 “작년 Q시리즈가 열린 하일랜드오크스골프장은 3개 코스가 모두 느낌과 세팅이 달랐다. 예전 같았으면 혼자 풀어가느라 고전했을 텐데 프로님이 그런 부분을 잘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키 170cm인 박금강은 스윙이 호쾌하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60야드(약 238m) 정도 된다. 요즘엔 퍼팅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그는 “드라이버나 아이언에 비해 퍼팅 실수가 많은 편이다. 좋은 스코어를 내려면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목표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개인적으로 목표를 정해 두지는 않는다. 목표를 정하면 거기까지밖에 못 갈 거 같아서다.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려 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루키#박금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