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핏줄이냐, 최강 확인이냐…우승 노리는 정구 남녀 꿈나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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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기 정구’ 100년]무럭무럭 자라는 정구 남녀 꿈나무
3년전 라켓 잡은 5학년 김정우… 부모 모두 정구 국가대표 지내
체육공단이사장배 제패 고명신… 스트로크 뛰어난 여자부 1인자

제100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정구)대회에서 이 대회 첫 우승을 노리는 김정우(왼쪽)와 고명신. 두 선수는 6일 
경북 문경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막을 올리는 이번 대회와 한국 소프트테니스를 빛낼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제공
제100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정구)대회에서 이 대회 첫 우승을 노리는 김정우(왼쪽)와 고명신. 두 선수는 6일 경북 문경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막을 올리는 이번 대회와 한국 소프트테니스를 빛낼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제공
동아일보는 1923년 5월 1일자에 ‘오늘, 어린이날’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면서 “조선에서 처음으로 어린이에게도 사람의 권리를 주는 날”이라고 평했다. 그리고 같은 해 6월 14일자에는 “운동의 권장은 먼저 여자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아니 될 것”이라며 전조선여자정구대회 개최 소식을 알렸다. 어린이날과 정구대회가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존재를 보듬는다는 점에서 닮은꼴로 출발한 것이다.

이제 어린이날은 5월 5일로 날짜가 바뀌고, 전조선여자정구대회는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올해로 나란히 100회를 맞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원래 여고부 대회로 시작했던 동아일보기는 2002년부터 초등부를 만들어 여자 어린이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관계자는 “어린 선수들도 동아일보기가 가장 역사가 오래된 대회이자 명성이 높은 대회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어릴 때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주목받는다는 걸 알기에 초등학생들도 다른 대회 때와는 눈빛부터 다르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다음 날인 6일 경북 문경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막이 오르는 제100회 동아일보기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자 초등부 샛별은 고명신(12·옥산초 6)이다. 고명신은 지난달 열린 제15회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전국초등학교 정구대회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동아일보기 첫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강현지 옥산초 코치는 “명신이가 6학년이 된 올해 키가 158cm까지 크면서 실력도 좋아졌다. 스트로크가 강하고 체력도 좋아서 상대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게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고명신은 “초등학교에서 마지막으로 참가하는 올해 동아일보기에서 제 최고 성적을 내서 항상 저를 믿어주시는 부모님과 코치, 감독 선생님께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는 남자 초등학생도 동아일보기에 참가할 수 있다. 남초부에서는 김정우(11·모전초 5)가 가장 주목받는 샛별이다. 김정우는 정구 국가대표를 지낸 김희수(현 문경시청 코치)-한송이 부부의 2남 1녀 중 막내아들이기도 하다. 2019년부터 라켓을 잡은 김정우는 2020년 제98회 동아일보기 때 학교가 단체전 3위에 오르는 데 공을 세웠다.

김법현 모전초 코치는 “정우는 초등학교 2학년에 처음 정구를 배울 때부터 뛰어난 습득력을 보였다”면서 “또래보다 힘이 좋아 서브가 강하다. 상대 선수가 리시브하기도 어려워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버지 김희수 코치는 “운동이 얼마나 힘든지 저와 아내 모두 잘 알기 때문에 막내아들이 운동을 하는 데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었다”면서도 “운동을 시작한 뒤 또래들에 비해 기량이 뛰어난 것을 보니 ‘피는 못 속인다’는 생각에 이제는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106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680명이 참가해 앞으로 다가올 100년을 준비한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동아일보기 정구#정구 남녀 꿈나무#소프트 테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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