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의 대한항공 vs ‘기세’의 KB…프로배구, 마지막에 웃을 팀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4일 13시 58분


코멘트
대한항공이 ‘왕조’ 시절 삼성화재 이후 처음으로 2시즌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친 대한항공(승점 70)은 5일 안방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위 KB손해보험(승점 62)을 상대로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시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을 치른다.

프로배구 챔프전은 원래 5전 3승제로 열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이번 시즌에는 3전 2승제로 단축됐다. 그러면서 이전 시즌보다 1차전의 중요도가 올라간 상황. 3전 2승제로 승부를 가린 14차례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승리팀이 12번(85.7%) 챔프전 진출권을 따냈다.

대한항공의 최고 강점은 ‘여유’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5일 OK금융그룹전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경기를 남겨두고 1위를 확정했다. 그 덕에 마지막 삼성화재전에서는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었다. 주전 선수들이 챔프전까지 열흘 가까이 휴식을 취하게 된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선수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데다 큰 부상 중인 선수도 없어 컨디션 조절이 잘 된 상황”이라며 “고참 선수부터 감독까지 2년 연속 통합우승에 대한 욕망이 크다. 기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되기 때문에 1차전은 무조건 잡고 간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거꾸로 KB손해보험의 가장 큰 강점은 ‘기세’다. KB손해보험은 정규리그 때 상대 전적 1승 5패에 그쳤던 한국전력을 단판 플레이오프(PO)에서 제압하고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프전 무대를 밟았다. KB손해보험은 총 승점에서는 대한항공에 8이 뒤지지만 맞대결에서는 3승 3패를 기록했고, 총 승점 15 가운데 8을 가져오며 우위를 점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선수들이 부담감을 갖고 있던 한국전력을 꺾으면서 기세가 올라왔고, 외국인 선수 케이타(21·말리)는 ‘마지막 한걸음까지 최선을 다해 우승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주고 있다”며 “후인정 감독은 PO를 치른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에 집중을 하고 있다. 체력은 다소 밀리겠지만 경기 감각은 대한항공보다 우세인 것이 우리의 승부수”라고 말했다.

역대 남자부 챔프전 16번 가운데 9번(56.3%)은 PO 승리팀이 정상에 섰다는 것도 KB손해보험에 유리한 요소다. 특히 지난 시즌 대한항공이 통합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는 2013~2014시즌 삼성화재를 마지막으로 5시즌 연속으로 PO 승리팀이 챔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3~2014시즌 삼성화재는 통합우승 2연패 기록을 남긴 현재 마지막 팀이기도 하다.

임동혁(왼쪽), 케이타
임동혁(왼쪽), 케이타
김세진 KBSN 해설위원은 “올 시즌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은 ‘엎치락뒤치락’의 연속이라 챔프전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큰 틀에서 보면 범실을 줄이는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양 팀의 에이스이자 라이트 공격수인 임동혁(23·대한항공)과 케이타의 공격력이 얼마나 터져주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