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오프서 동메달 놓쳤지만…양궁 김민수 “혼성전 메달 노리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4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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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장애인 양궁 대표 김민수(22·대구도시철도공사)는 여전히 유망주로 불릴 나이지만 마음가짐은 베테랑 같았다. 당장 메달 획득은 못했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치렀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민수는 3일 오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하르빈데르 싱(30·인도)과 맞붙은 개인전 리커브 동메달 결정전에서 슛오프 끝에 패해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비장애인 올림픽 양궁과 같은 활을 쓰는 리커브 종목은 5세트 경기이며 각 선수가 세트별로 세 발을 쏜다. 승리 2점, 무승부 1점, 패배 무득점이다. 세트 스코어 6점 이상을 먼저 따면 승리다.

김민수는 1세트에서 6점을 쏘는 실수로 기선제압을 하지 못했다. 2세트에서는 10점 과녁에 두 발을 안착시키면서 세트 스코어 2점을 따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3세트는 내줬지만 김민수는 4세트에서 세트 스코어를 1점씩 나눠 가지면서 승리 희망을 이어갔다. 이후 5세트까지 따내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한 발로 승부를 결정하는 슛오프에서 김민수는 8점을 쏴 10점을 만든 상대에게 동메달을 내줬다.

김민수는 경기 후 “패럴림픽은 두 번째인데 첫 출전 때보다 재미있었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단, 4강전 마지막에 떨려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아쉬운 부분을 언급했다.

김민수는 자오리쉐(31·중국)와 맞붙은 4강전에서도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패하면서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했다.

김민수는 4일 조장문(55·광주광역시청)과 조를 이뤄 리커브 혼성전에 출전한다. 김민수는 “혼성전도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겠다. 꼭 메달을 노리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김민수는 어릴 적 친구와 놀다 건물 2층 높이의 담벼락에 올라갔다가 담이 무너져 두 다리를 잃고 장애가 생겼지만, 절망 대신 어머니가 권유한 활을 잡았다.

이후 대한민국 장애인 양궁 간판으로 성장했다. 김민수는 처음으로 출전한 2016 리우 패럴림픽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이를 보약 삼아 2018년 체코 세계랭킹 토너먼트 리커브 남자단체전에서 우승했다.

이어 2019년 네덜란드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 리커브 오픈에서는 662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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