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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영업제한 8시 넘어도 도쿄 유흥가는 ‘불야성’

입력 2021-07-14 23:23업데이트 2021-07-1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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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일본에 입국해 다음 날부터 격리 2일 차.

입국 첫날은 나리타공항에서 험난한 검역과 입국 수속을 밟느라 피곤한 나머지 깊은 잠에 들었지만 이후로 이틀 연속 새벽에 잠을 깨고 있다. 한국을 잘 아는 일본인들에게 물으니 기자의 숙소가 있는 이케부쿠로는 한국의 신촌과 비슷하다고 한다. 젊은층 유동 인구가 많고 이들이 찾는 주점과 펍, 라운지 바, 클럽들이 거리, 골목마다 즐비하다. 모든 층이 유흥업소로 채워진 빌딩도 있다.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숙소를 둘러싼 이곳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흥에 겨운 목소리와 음악 때문에 쉽게 잠을 이루기 힘들다.

호텔에서 자가 격리하는 취재진은 편의점이나 마트 등을 가는 목적으로 호텔에 상주하는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직원의 허가를 받아 15분간 외출할 수 있다. 13일 오후 10시 음식을 사러 호텔 밖을 나서니 긴급사태가 발령된 지역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도쿄도에서는 긴급사태로 방역 수위가 격상되면서 아예 술을 판매할 수 없다. 단 주류를 제공하지 않는 일반 음식점이나 카페 등은 오후 8시까지 영업할 수 있다. 하지만 오후 8시가 넘었는데도 술집 등은 불야성이었다. 벌금이야 차라리 물고 제대로 영업하겠다는 식이다. 인기 높은 1층 선술집은 실내가 만석이었고, 인근 유흥주점 호객꾼들이 사방으로 뛰어다녔다. 마스크는 보이지 않았다. 두려운 마음에 편의점에서 빨리 음식을 사고 10분 만에 호텔로 돌아왔다. 새벽 내내 거리는 불이 꺼지지 않았고 오전 6시가 되자 거리에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모를 남녀 일행들이 보였다. 이들을 태우려는 택시들의 클랙슨 소리에 잠은 이미 달아났다.

이케부쿠로만 보더라도 도쿄의 중심가나 유흥 시설이 몰려 있는 곳곳에서 방역 누수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 선수와 임원진, 취재진은 도쿄올림픽조직위가 만든 엄격한 행동 규칙(플레이북)에 따라 매일 혹은 정해진 날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사전 승인 받은 장소만 다닐 수 있는 활동 제약을 받는다. 취지를 이해한다 하더라도 ‘외국에서 온 사람들은 일본인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기지 말라는 조치’로 딱 오해하기 쉬운 도쿄의 현재다.

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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