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탈’ 쓴 양, 지친 곰 두들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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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두산 5-0 잡고 1승만 남겨
양의지, 6회 투런포로 승리 쐐기
구창모는 7이닝 무실점 MVP에 PS 11경기 두산, 2연속 무득점
24일 루친스키-알칸타라 선발 격돌

NC 4번 타자 양의지(오른쪽)가 23일 열린 한국시리즈(KS) 5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6회말 2점 홈런을 친 뒤 3루 베이스를 돌던 중 진종길 3루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두산 시절 이후 4년 만에 KS 홈런을 기록한 양의지의 만점 활약에 힘입어 NC는 두산에 5-0으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창단 후 첫 우승을 향한 큰 한발을 내디뎠다. 뉴스1
NC 4번 타자 양의지(오른쪽)가 23일 열린 한국시리즈(KS) 5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6회말 2점 홈런을 친 뒤 3루 베이스를 돌던 중 진종길 3루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두산 시절 이후 4년 만에 KS 홈런을 기록한 양의지의 만점 활약에 힘입어 NC는 두산에 5-0으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창단 후 첫 우승을 향한 큰 한발을 내디뎠다. 뉴스1
2016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에 나선 포수 양의지는 ‘곰의 탈을 쓴 여우’같았다. 영리한 투수 리드로 NC 강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해 KS 4경기에서 NC가 얻은 점수는 2점이었다. 역대 KS 최소 득점이었다. 공격에서도 펄펄 날았다. KS 4차전 결승 홈런 등 4경기에서 타율 0.438(16타수 7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4연승으로 우승했고, 양의지는 KS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양의지의 생애 두 번째 KS 홈런은 4년 만에 나왔다. 이번에는 ‘공룡 탈을 쓴 여우’가 됐다. 양의지는 2018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125억 원에 두산에서 NC로 이적했다.

NC의 ‘안방마님’ 양의지(33)가 노련한 투수 리드와 함께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홈런을 때리며 팀을 사상 첫 KS 우승 문턱으로 이끌었다.

NC는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KS 5차전에서 5-0으로 승리했다. NC는 3승 2패로 앞서며 정상 등극에 1승만을 남겨뒀다. 지난해까지 KS에서 2승 2패로 맞선 경우는 11번 있었다. 이 중 먼저 3승을 거둔 팀이 KS 우승을 차지한 건 81.8%인 9차례나 된다.

올해 팀의 정규시즌 1위를 이끈 양의지는 KS 들어서도 전날까지 타율 0.357(14타수 5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날은 시리즈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결정타를 터뜨렸다.

양의지는 1-0으로 불안하게 앞선 6회말 1사 1루에서 두산 선발 플렉센의 5구째 낮은 커브(시속 126km)를 걷어 올려 구장의 가장 먼 가운데 담장을 넘겨버렸다. 비거리 125m. NC는 3-0으로 앞선 7회말 대타 모창민과 나성범이 연속으로 적시타를 터뜨리며 5점 차까지 달아났다. 베이스를 돌며 주먹을 휘두르고 폴짝 뛰어오르는 세리머니를 했던 양의지는 “가장 잘 던지는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쳐 많이 흥분한 거 같다. 4번 타자로서 과감하게 친다는 생각이었다. 내일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전력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NC 왼손 선발 구창모는 5일 만의 리턴 매치에서 플렉센에 완승을 거뒀다. 구창모는 최고 146km의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곁들이며 7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18일 2차전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던 구창모는 생애 첫 KS 승리와 함께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반면 포스트시즌 들어 전승 행진(4경기 2승 1세이브)을 이어가던 플렉센은 6이닝 3실점으로 패전을 당했다.

이날까지 포스트시즌에서만 11경기를 치른 두산은 타선 침묵 속에 2경기 연속 영봉패를 당했다. 두산은 2회와 3회, 5회 잇따라 득점권으로 주자를 내보냈지만 선취점을 뽑는 데 실패했다.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은 KS 5경기에서 0.050(20타수 1안타)에 그쳤다.

양 팀은 24일 6차전을 치른다. NC는 팀 내 최고 구위를 자랑하는 루친스키를 선발로 내세워 마침표를 노린다. 두산은 정규시즌 20승 투수 알칸타라가 선발 등판한다.

이헌재 uni@donga.com·김배중 기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bo리그#ks 5차전#nc#양의지#구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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