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앞두고 황당한 선택…키움 가을야구, 소용돌이 속으로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9일 1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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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 2020.8.5 © News1
손혁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 2020.8.5 © News1
포스트시즌을 앞둔 키움 히어로즈가 손혁 감독의 자진 사퇴로 어수선하다. 구단은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를 빠르게 감독대행으로 임명했지만 안팎의 충격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황당한 선택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가을잔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포스트시즌을 치를 수 있을지, 키움 팬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키움은 8일 갑작스레 손 감독의 자진 사퇴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손 감독은 구단을 통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령탑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키움 측에 따르면, 손 감독은 지난 7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후 단장을 찾아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구단은 “사퇴를 만류했지만 손 감독의 의중이 단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뜻을 수용하고 새로운 감독대행을 임명하기까지 채 24시간의 시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신속하게 진행됐다.

상식선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사실상 경질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 3위를 달리고 있고 2위 경쟁 중인 팀의 수장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스스로 물러난다는 것은 쉬 납득이 되지 않는다. 키움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취임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감독에 대한 평가는 가을야구 성적표를 받아본 뒤 내려도 늦지 않다.

또한 구단이 계약기간이었던 2021년까지 손 감독의 연봉을 보전해주는 것도 이상하다. 구단은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했다. 하지만 단지 고생했다는 이유로 다음 시즌 연봉까지 보전해준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넘어 ‘경질’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으나 키움은 어쨌든 선택을 내렸고 그 결과에 따라 후폭풍은 더 거세질 수도 있다. 성적이 좋다면야 승부수라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겠으나 실패로 끝나면 무리수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손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대행이 어떤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지도 불투명하다. 보통 시즌 중 감독이 물러나면 수석코치가 대신 팀을 이끌지만 키움의 선택은 파격적이었다. 새로운 감독대행이 빠르게 팀을 정비하지 못한다면 키움의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1985년생인 김 감독대행은 대전고를 거쳐 경희대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2013년 구단 전력분석원으로 입사해 프런트 생활을 경험했다. 데이터 분석 능력이 높다는 평가가 있지만 현장 경험도 부족한 35세의 젊은 코치가 갑작스럽게 팀을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키움 측은 김 감독대행이 손 전 감독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여러 의사결정에 참여해온 인물이기에 대행으로 적합하다고 했지만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KBO리그에서 감독대행 체제로 포스트시즌을 치른 경우는 총 3번있었는데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오른 경우는 없었다. 가장 최근이었던 2011년 이만수 감독대행이 SK 와이번스를 이끌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넘어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지만 삼성 라이온즈에 1승4패로 밀려 최종 우승에는 실패했다.

키움은 9일 현재 73승1무58패(3위)로 2위 KT 위즈(71승1무54패)에 1경기 뒤져있다. 이번 시즌 타선의 기복이 있기도 했지만 팀 평균자책점 1위(4.47)를 기록한 강력한 마운드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 감독의 갑작스러운 자진 사퇴라는 암초에 부딪히면서 포스트시즌에 대한 전망도 점치기 어려워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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