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 이례적인 투수간 보직 교체. 그것도 소속팀, 나아가 국가대표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선수간 이동이다. 보직을 맞바꾸게 된 이영하(23)와 함덕주(25). 김태형 감독은 어떤 의중을 갖고 있을까.
최근 두산은 기존 선발투수 이영하의 보직을 마무리로 바꾸고 종전까지 마무리 투수 역할을 수행한 함덕주를 선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이에 대해 “두 선수가 적극적으로 원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함)덕주가 선발투수를 하고 싶어 했다. 마무리 자리는 부담스러워했다. 반면 (이)영하는 뒤쪽에서 던지고 싶어하더라. 1회부터 경기를 풀어가는데 답답함을 느꼈다고 한다. 힘대힘으로 붙고 싶어 하더라”고 자세히 설명했다.
이번 보직 변화는 선수들의 뜻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것이다.
김 감독 설명에 따르면 두 선수는 꾸준히 보직변화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의지도 종종 전했다. 그러다가 최근 김 감독이 두 선수에게 직접 ‘너희 보직을 바꿔볼래’라고 제안했고 이들은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사령탑 입장에서는 가볍게 타진한 것이었지만 선수들 반응이 적극적이었고 이에 진지한 검토로 이어진 셈이다.
김 감독도 “장기적으로는 구상해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올 시즌 이영하와 함덕주 모두 정체된 행보를 보이자 결단을 내린 것이다.
다만 걸리는 점이 존재했다. 이미 국가대표까지 승선, 리그를 대표할 우완 선발투수로 성장한 이영하 때문이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에 우완 선발투수가 부족하지 않나. 그쪽으로 성장시켰으면 하는 솔직한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영하는 지난해 선발투수로 18승을 수확, 시즌 후 열린 2019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 당당히 선발투수로 승선했다. 장기적으로 한국야구를 이끌 우완 에이스로까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아직 (둘 다) 어린 선수들이지 않나”라고 짚은 김 감독은 두 선수의 여러 가능성을 타진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보직을 다양하게 활용, 적합한 위치를 찾아주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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