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밑 왕자’ 오세근, 3점슈터 변신은 무죄

  • 동아일보

다음시즌은 출전시간 줄이되 외곽 기회땐 지체 없이 쏘기로
무릎 부담 주는 점프슛도 자제

한국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골밑의 지배자’ KGC 오세근(33·200cm·사진)이 ‘3점슛 장착 센터’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14일 안양체육관에서 만난 오세근은 “새 시즌을 앞두고 3점슛 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상대 수비가 전성현, 문성곤 등 우리 팀 슈터들에게 집중할 때 나에게 기회가 자주 올 것 같다. 이를 잘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승기 KGC 감독은 매 시즌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30대 중반에 접어든 오세근을 배려해 경기 출전 시간을 25분 정도로 조절해 주기로 했다. 출전 시간은 줄이지만 중요한 순간에 오세근의 공격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김 감독과 오세근이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신무기가 3점슛이다. 오세근은 “출전 시간은 줄지만 집중하고 뛰는 시간은 늘어날 것 같다. 그러면서 3점슛 기회도 자주 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평소 중거리슛이 정확한 오세근은 최근 자체 연습경기를 할 때 외곽 찬스가 나면 지체 없이 3점슛을 던지고 있다. 수술한 무릎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프슛은 시도하지 않으면서 늘어난 슛 거리에 대한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 김 감독은 속공 상황에서도 오세근이 슈터를 찾지 않고 직접 3점슛을 던지도록 주문한다.

오세근은 2011∼2012시즌 데뷔 후 지난 시즌까지 3점슛을 36개(8개 성공)밖에 시도하지 않았다. 그것도 대부분 의도한 것이 아니라 시간에 쫓겨 던진 것이다. 2017∼2018시즌 이후 3점슛 시도는 2개에 불과하며 지난 시즌에는 아예 시도 자체가 없었다. 프로 통산 경기당 평균 3점슛 시도 횟수는 0.1개다.

다음 시즌 오세근의 모습은 미국프로농구(NBA) 덴버에서 활약하는 니콜라 요키치(25·213cm)를 떠올려 볼 만하다. 2019∼2020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19.9득점, 9.7리바운드, 7.0도움을 올린 요키치는 센터이면서도 경기당 3.5개의 3점슛을 시도해 31.4%(1.1개)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2016∼2017시즌 1.9개에서 2017∼2018시즌 3.7개로 3점슛 시도 횟수를 배로 늘린 요키치는 수비가 이전보다 더 바짝 붙자 동료들에게 빼주는 도움 수가 크게 늘어났다(4.9개→ 6.1개). 오세근은 “요키치의 영상을 자주 보고 있다. 3점슛을 노리면서 요키치보다 더 정확한 패스까지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여러모로 욕심이 나는 시즌”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안양=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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