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가깝지만 배구 욕심 너무 커서 일본행”

강홍구 기자 입력 2020-08-11 03:00수정 2020-08-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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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1년 계약 38세 센터 윤봉우
V리그 남자부 선수 최초로 일본 무대에 진출하는 센터 윤봉우가 7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왼손에 배구공을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남자부 블로킹 통산 2위(907점) 기록을 갖고 있는 윤봉우는 최근 나고야와 1년 계약을 했다. 일본 V프리미어리그는 10월 17일 개막한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그에게 센터의 정의를 묻자 “평생 막아야 하는 자”라는 답이 돌아왔다. 프로배구 V리그에서만 16시즌. 상대의 공격을 막기 위해 수천 번을 뛰고 또 뛰었던 그도 세월의 흐름만은 막지 못했다. 눈에 띄게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다. 반대로 은퇴라는 단어는 점점 더 머리에서 맴돌았다.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우리카드와 계약하지 못하면서 고민은 더 깊어졌다.

그때 예기치 못한 연락을 받았다. 10월 새 시즌을 개막하는 일본 V프리미어리그의 나고야 울프도그스(이하 나고야)가 입단 제안을 해온 것. 199cm의 큰 키와 V리그 통산 블로킹 득점 2위(남자부 기준·907점)를 한 풍부한 경험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7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만난 윤봉우(38)는 “지금 찾아온 기회를 두렵다고 포기하면 너무 아까울 것 같았다. 고민 없이 계약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봉우는 아시아쿼터로 나고야와 1년 계약을 하며 V리그 남자 선수로는 처음 일본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여자부에서는 김연경(현 흥국생명)이 2009∼2011년 JT마블러스에서 뛰었다.

불혹을 앞두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윤봉우는 현재 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출국을 앞두고 모교인 한양대와 첫 소속팀인 현대캐피탈 훈련장을 오가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양대에서는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한 미니게임을, 현대캐피탈에서는 같은 센터인 신영석, 최민호 등과 포지션 연습을 주로 하고 있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집에서는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해 영어 공부도 하고 있다. 핀란드 출신의 1987년생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나고야는 현재 통역 없이 모든 대화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윤봉우는 해외 지도자 연수 등에 대비해 평소 꾸준히 영어를 공부해 왔다.

윤봉우는 “대화가 쉽지 않겠지만 배구로 소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유럽식 배구를 추구하는 한국과 달리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일본 배구가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영상을 통해 일본 리그를 분석하고 있다는 그는 “기본기를 무기로 리바운드 플레이(공격이 여의치 않을 때 상대 블로커에게 공을 맞힌 뒤 다시 넘어온 공을 받아 하는 플레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일본 배구의 특징인 것 같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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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우는 “계약 기간은 일단 1년이지만 내가 하기 나름이다.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 보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지나고 보니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려고 하기보단 원하는 대로 했더니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이더라. 배구에 대한 욕심만큼은 누구보다 강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KBL리그를 노크한 일본 출신 나카무라 타이치(DB)에게 건넬 조언 한마디를 청했다. 잠시 고민하던 윤봉우는 “V리그에서 많은 외국인 선수를 봐왔지만 프로에게 가장 중요한 건 실력이더라. 좋은 실력을 보여주면 팀원들도 자연스레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자신에게 보내는 각오이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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