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안타왕 전쟁… 줄줄이 ‘200안타 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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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개 모자랐던 페르난데스, 1일 5안타 등 몰아치기 한풀이
홈런 선두 로하스는 ‘카멜레온’… 우타-좌타 가리지 않고 괴력 뽐내
맹추격 중인 이정후-김현수도 수치상 가능한 페이스 역전 꿈꿔

5월 5일 개막한 프로야구 2020시즌도 어느덧 3분의 1가량 지났다. 원년인 1982년 백인천(타율 0.412)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꿈의 4할’에 도전했던 후보들은 어느덧 자취를 감췄다. 현재 타격 1위는 두산 페르난데스(32·타율 0.396)다. 하지만 여전히 꿈을 좇는 타격 부문이 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38년 동안 단 한 명(2014년 키움 서건창 201안타)에게만 허락한 ‘꿈의 200안타’다. 이 기록은 장기 레이스에서 기복 없이 안타를 양산해야 가능하기에 꾸준함과 비범함을 동시에 갖춰야 넘볼 수 있다. 이번 시즌에는 여러 명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200안타 돌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시즌 최다 안타(197개) 타이틀을 거머쥔 페르난데스는 200안타에 3개 모자랐던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개막전부터 멀티 히트를 신고했던 페르난데스는 1일 5안타를 쳤다. 4안타 경기도 3차례에 이를 정도로 몰아치기에 능하다. 올해는 양(안타 80개)과 질(타율 0.396) 모두 리그 최상위에 올라 있다. 좀처럼 삼진도 당하지 않는 유형(13개)이다. 경기 평균 1.63개의 안타를 기록 중인 페르난데스는 산술적으로 235.1개의 안타를 칠 수 있다.

한국 무대에 발을 들인 지 4년째인 KT 로하스(30) 역시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홈런 1위(17개)에 올라 있을 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정교함을 더하며 타격 2위(0.382), 최다 안타 2위(76개)를 달리고 있다.

로하스의 장점은 상대 투수에 따라 타석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스위치히터(양손타자)’라는 점이다. 특히 로하스는 좌타자로 타율 0.362, 11홈런, 54안타, 우타자로 타율 0.440, 6홈런, 22안타로 타석을 가리지 않고 위력을 발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상승세라면 200안타 이상(223.3개)은 물론 50홈런 이상(50개)도 노릴 수 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타자인 이정후(22·키움)와 김현수(32·LG)도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올 시즌 50경기에 출장한 이정후는 70개의 안타를, 49경기에 출전 중인 김현수는 67개의 안타를 기록 중이다. 각각 201.6개(이정후), 196.9개(김현수)를 기록할 수 있는 페이스다.

200안타 여정의 걸림돌은 부상과 컨디션, 그리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빡빡한 일정이다. 시즌을 늦게 시작해 휴식기가 없고 비로 경기가 연기되면 바로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가 치러진다. 컨디션 관리도 쉽지 않고 타격감이 떨어질 때 숨 돌릴 여유가 없어 보인다. 과연 이들이 각종 난관을 뚫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까.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kbo#안타왕 전쟁#200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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