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선발 호투에도…롯데 김대우, “내가 2아웃만 더 잡았더라면…”

최익래 기자 입력 2020-06-30 23:11수정 2020-06-3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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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창원 NC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김대우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창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이닝 1실점. 여타 선발투수에겐 아쉬움이 남을 법한 기록이지만 경기 전날 갑작스럽게 등판이 확정된 불펜투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럼에도 김대우(36·롯데 자이언츠)는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먼저 언급했다.

롯데는 3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10-8로 승리했다. 팽팽하던 11회초 이대호의 투런포가 결정적이었다. 이날 양 팀 합쳐 KBO리그 역대 최다타이인 19명(롯데 11, NC 8)의 투수가 등판하는 혈전이었다. 롯데의 11명 역시 KBO리그 타이기록. 때문에 선발투수 김대우의 존재감이 흐릿해질 법도 했지만, 분명한 의미는 있었다. 투수에서 타자로 그리고 다시 투수로 전향한 김대우의 선발등판은 이날이 3698일만이었다. 투수로 23경기에 등판했고, 선발등판은 세 차례에 불과했다.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서기까진 2010년 5월 16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꼬박 10년이 걸렸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당초 30일 선발로 예고됐던 노경은이 28일 훈련 중 부상을 입으며 롯데는 29일 저녁 갑작스럽게 선발을 바꿨다. 김대우는 27일 경기에도 등판해 10구를 던졌기 때문에 긴 이닝 소화가 어려웠다. 허문회 감독도 경기 전부터 “2~3이닝 정도를 기대한다”고 못을 박아뒀다.

김대우는 2회까지 볼넷 하나만 내주며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쳤다. 3회 1사 후 안타를 맞았지만 더 끌고 갈 법 했다. 그러나 벤치는 교체를 택했다. 김대우는 아쉬움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후속 진명호가 승계주자를 실점하며 김대우의 최종 성적은 2이닝 1실점. 하지만 팀 승리로 웃을 수 있었다.

경기 후 김대우는 “오랜만에 선발로 나섰지만 긴장은 되지 않았다. 감독님과 고참 동료들이 ‘0-5로 지고 있는 상황에 마운드에 오른다 생각하고 던지라’는 조언을 했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동료들의 배려가 통한 것이다. 이어 “시즌 초엔 올해가 마지막이란 생각에 부담이 있었다. 지금은 많이 내려놓은 상태라 오히려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 항상 팀과 동료들에게 도움만 되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우는 “등판 전부터 2~3이닝 얘기를 들었지만 2아웃만 더 잡아 3이닝을 채웠다면 동료투수들이 덜 고생했을 거란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 남은 시즌 지금처럼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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