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구는 돌덩이, 기량은 복덩이… LG ‘라모스 파티’

김배중 기자 입력 2020-06-02 03:00수정 2020-06-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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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타자 10년 잔혹사 끊은 거포
LG 외국인 타자 라모스가 지난달 24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9회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린 뒤 헬멧을 벗어 손에 든 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키 193cm, 체중 115kg의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는 라모스는 개막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팬들로 부터 ‘코뿔소’라는 애칭을 얻었다. 동아일보DB
그야말로 잘 돌아가는 집이다.

지난달 5일 프로야구 시즌 개막 이후 5월 한 달 동안 23경기를 치른 LG는 16승 7패(승률 0.696)로 2위에 올라있다. 선두 NC(18승 4패)와는 2경기 차. 최근에는 6연속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며 상승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10경기로 좁혀 보면 8승 2패를 기록해 NC(7승 3패)마저 앞서는 기세다.

고공비행의 중심에는 새 외국인 타자 라모스(26·멕시코)가 있다. 수년 동안 외국인 타자들이 활약은 고사하고 한 시즌을 온전히 치르지도 못해 시름하던 LG는 라모스의 맹활약으로 그간의 아픔을 한번에 보상받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경험은 없지만 몸 상태만큼은 확실하다던 라모스는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5, 홈런 10개, 21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 부문은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 있다. 타율(5위), 타점(공동 4위) 모두 다섯 손가락 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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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높이 평가받는 부분은 누구도 멈춰 세우기 힘든 의욕이다. 193cm, 115kg에 달하는 거구가 그라운드를 거침없이 뛰어다녀 ‘코뿔소’라는 애칭을 얻었다. 지난달 16일 키움전 5회말 1사에서 2루에 있던 라모스는 박용택의 우전 안타로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했다. 3루를 돌던 당시 김재걸 주루코치가 멈춤 사인을 냈지만 상대의 허를 찌르는 주루로 선취점도 뽑아냈다. 기세가 오른 LG는 3-1로 승리했다. 지난달 31일 KIA 경기에서도 수비를 하다 타자 주자 최형우와 부딪쳐 결국 교체됐지만 그 전까지 뛰려는 의욕을 보였다.

지난 몇 년간 LG에 외국인 타자는 있으나 마나한 존재였다. 경기를 뛸 때 ‘3할’ 정도를 쳐줬지만 시원한 한 방이 부족했고, 부상으로 드러누워 한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도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아킬레스건과도 같던 외국인 타자가 올 시즌에는 역전 만루홈런을 치거나 결승타를 뻥뻥 치며 기세를 올리니 팀 전체 분위기도 살고 있다.

지고 있더라도 지지 않을 것 같다는 믿음은 새 영웅들을 만들고 있다. 마운드에서 지난 시즌 뒷문을 책임진 고우석(22)이 이탈한 상태지만 수년간 실력을 갈고닦은 비밀 병기 이상규(24)가 빈자리를 든든히 메우고 있다. 올 시즌 12경기에 나서 블론세이브 하나 없이 2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선발로 보직을 바꾼 정찬헌(30)도 12년 만의 선발승을 거두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개막 직전 손등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한 만능 외야수 이형종(31)의 공백도 현재로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LG는 항상 시즌 초반 잘나가다 후반으로 갈수록 처져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의미를 가진 ‘DTD’의 저주를 두려워해야 했다. 하지만 약점이 지워진 올 시즌 DTD 걱정도 지운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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