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라도 안다면…” 베테랑도 새내기 감독도 난감한 K리그 ‘개막연기’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5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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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팀들의 스케줄이 다 꼬였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난감하다”며 허탈한 웃음을 보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코로나19로 팀들의 스케줄이 다 꼬였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난감하다”며 허탈한 웃음을 보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선수 시절부터 감독 시절 다 포함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허정무)이사장님도 나한테 어찌해야하냐 물으시더라. 그 경험 많은 분도 처음 겪는 일이니 모두가 난감한 것은 사실이다.”

기업구단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대전하나시티즌의 초대 사령탑 황선홍 감독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덧없는 웃음소리부터 들려줬다. 황 감독은 “아이구”라는 탄식을 뱉었다. 그만큼 괴로운 상황이라는 뜻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불청객이 단단히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은 지난달 24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 2020시즌 K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1983년 프로축구리그가 기치를 올린 후 K리그 전체 일정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언제까지 미뤄질지도 미지수다. 프로연맹 측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지 짐작하기 어렵고 그로 인한 피해도 예측하기 어렵다. 때문에 ‘잠정’이라는 기간에 대해서는 미리 예단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사실상 무기한 연기라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지루한 겨울을 참고 필드의 봄을 기다렸을 축구 팬들로서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던 선수들과 시즌 전체적인 판을 그려 놓았던 감독들의 괴로움은 더하다. 지난달 29일로 예정됐던 시즌 개막 시점에 초점을 맞추고 사이클을 맞췄는데 다 꼬인 까닭이다.

개인적인 휴식기를 마치고 대전의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 누구보다 새 시즌을 기다렸을 황선홍 대전 감독은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난감하다. 스케줄을 다시 짜야한다”면서 “일단은 체력적인 훈련 말고 기술적인 훈련 쪽으로 가닥을 잡고는 있는데 계속 고민 중이다. 스케줄을 다시 짜야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가장 괴로운 것은 언제 시작한다는 것을 모른다는 사실이다. (개막)날짜만 결정해주면 맞춰서 진행을 하겠는데 기약이 없으니 우리 선수들도 ‘멘붕’”이라면서 “상황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큰일이다. 훈련을 하면서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타 종목에서 진행하고 있는 ‘무관중 경기’는 의미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 감독은 “리그 연기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다. 관중들 중에서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정말 큰일”이라고 말한 뒤 “프로인데 그렇다고 무관중 경기는 또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 여러모로 괴로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매일 훈련을 하기는 한다. 당분간 조용히 지내야지 어쩌겠는가”라며 한숨을 지었다. 새내기 사령탑 김남일 성남 감독도 그저 웃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김남일 성남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코로나19 때문에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김남일 성남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 시즌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김남일 감독은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 역시 뉴스1과의 통화에서 “모든 팀들 다 마찬가지지 않겠는가. 동기부여도 떨어지고 긴장감도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 뒤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흉흉해 선수들 건강이 가장 걱정이다. 김 감독은 “마스크를 쓰고서 훈련을 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주의하고 있다. 훈련 전후로 각자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되도록 외출은 삼가고 있다”고 선수들의 일상을 전했다.

매일 훈련은 진행하나 정상적으로 진행되기는 힘든 여건이다. 김남일 감독은 “언제 리그가 시작한다는 기약이 없는 것이 괴롭다. 훈련을 하더라도 분위기만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어려움을 밝힌 뒤 “그래도 건강이 최우선 아니겠는가. 빨리 진정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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