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기다린 정우영-엄원상의 부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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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우즈베크전 측면공격 활기
정, 몸 가볍고 패스 정확도 83%
엄, 후반 스피드 뽐내며 위협적
8강이후 전술운용 폭 넓어져

‘김학범호’의 측면 공격이 살아났다. 막내 공격수들을 믿고 기다려준 결과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도쿄 올림픽 티켓이 걸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파죽지세의 3연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김 감독이 엔트리 23명 중 백업 골키퍼 2명을 제외한 21명을 고루 활용하며 얻은 성과라 더 의미가 크다.

2차전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걱정이 있었다. 공격수 가운데 21세 막내들인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엄원상(광주)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서였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정우영의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출전 시간을 늘려주며 회복을 기다렸다. 정우영은 1차전 중국전에선 4-2-3-1 전술의 왼쪽 날개로 후반에 교체 투입됐지만 슈팅과 크로스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패스 정확도는 25%에 불과했다. 이란과의 2차전에서 패스 정확도는 68%로 올라왔지만 측면 공간을 자신 있게 파고들지 못한 채 후반 16분 교체됐다. 우즈베키스탄과의 3차전에서는 몸놀림이 한결 가벼워졌다. 전반 짧은 2 대 1 패스를 통해 꾸준히 전진을 노린 정우영은 후반 들어와 적극적인 일대일 돌파까지 시도하며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90분 풀타임 동안 3차례 슈팅까지 날렸다. 패스 정확도는 83%나 됐다.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인 엄원상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오른쪽 날개로 풀타임 활약하며 중국전 부진을 어느 정도 씻었다. 전반에는 패스와 상대 진영 침투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고, 볼 소유도 불안해 크로스 기회도 여러 차례 놓쳤지만 후반에는 특유의 스피드가 살아나며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했다.

8강 이후 최전방 원톱을 지원하는 다양한 조합을 고민 중인 대표팀으로선 측면 막내 라인이 컨디션을 찾은 덕분에 전술 운용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강한 자리가 4-2-3-1에서 ‘3’에 해당하는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다. 정우영과 엄원상이 완전히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김대원, 정승원(이상 대구), 이동경(울산), 이동준(부산) 등 23세 형들과 함께 두꺼운 공격 옵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김학범호#u-23#afc#올림픽 예선#엄원상#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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