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보물’이 뿌듯한 박항서 “손흥민 이야기만 나오면 어깨 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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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7일 1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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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U-23 축구대표님 감독이 17일 오전 경남 통영시 통영체육관에서 동계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박항서 베트남 U-23 축구대표님 감독이 17일 오전 경남 통영시 통영체육관에서 동계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넘어 동남아시아 전체에 대한민국 자체의 이미지를 확 바꿔 놓았다는 찬사까지 받고 있다. 그야말로 일당백 민간 외교관이다.

박 감독은 지난해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을 견인했고 올해는 60년 만에 동남아시안(SEA)게임 남자축구 부문 금메달을 이끌면서 신드롬급 반향을 이어가고 있다.

덕분에 베트남 내에서는 이미 영웅 대접을 받고 있는데, 그런 박 감독이 더더욱 어깨에 힘을 줄 때가 있다. 바로 자랑스러운 축구 후배 손흥민의 이야기가 나올 때였다.

지난 14일 베트남 축구대표팀(U-22)을 이끌고 전지훈련 차 경남 통영을 찾은 박항서 감독이 17일 오전 통영실내체육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베트남은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있다.

AFC U-23챔피언십은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이 걸려 있는 아시아 최종예선 성격의 대회다. 베트남은 아직까지 올림픽 무대에 서 본 적 없는데, ‘역사 창조자’ 박항서 감독과 함께 또 한 번의 이변을 노리고 있다.

박 감독은 “베트남 내에서는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려 있는 대회라 기대를 많이 하는 것이 사실이다. 실망시켜 드리지 않기 위해 준비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SEA게임이 막 끝난 뒤라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다. 이곳에서 확실하게 재충전한 뒤 본격적으로 대회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최근의 근황과 향후 계획 등 수많은 질문과 답변이 장시간 오가던 중 자연스럽게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내에서도 손흥민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특히 지난 8일 번리와의 EPL 경기에서 70m 폭풍 드리블 후 원더골을 터뜨렸던 장면은 베트남 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는 전언이다.

박 감독은 “나중에 하이라이트로 그 장면을 봤는데 저렇게도 골을 넣을 수 있구나 감탄했다”면서 “5~6명이 붙어있는데도 골을 넣더라. 손흥민이 잘한 건지 수비가 못한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자랑스럽고 선배가 봐도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손흥민의 부친(손웅정 씨)을 잘 알지는 못한다. 그래도 같은 시기에 축구를 한 동세대인데, 그 아버지가 참 부럽다. 저렇게 훌륭한 자식을 두었으니 얼마나 좋을까 싶다”며 인간적인 감정을 전하기도 했다. 나아가 박항서 감독은 축구 선수로서 또 자식을 둔 아버지로서 손흥민에 대한 바람막이를 자처했다.

박 감독은 “손흥민은 한 개인의 아들이지만 동시에 우리 대한민국의 보물이기도 하다. 비판할 때는 비판을 해야 하지만 언론이나 팬들 모두 보물처럼 잘 키워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한 뒤 “축구선배로서 그저 자랑스럽다. 베트남에서도 손흥민 이야기가 나오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그저 어깨만 쭉 펴고 있다”고 거듭 뿌듯함을 표했다.

(통영=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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