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자선야구대회 빛낸 박진우 vs 한선태 홈런레이스 스토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2월 15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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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양준혁야구재단이 주최한 ‘제8회 2019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렸다. NC 박진우가 홈런레이스 결승에서 힘찬 스윙을 하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양준혁야구재단이 주최한 ‘제8회 2019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렸다. NC 박진우가 홈런레이스 결승에서 힘찬 스윙을 하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이날만큼은 포지션 파괴는 물론 야구의 기본 룰을 깨트린 플레이까지도 허용됐다.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8회 2019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시종일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세리머니는 물론 팬들과 호흡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더해져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띈 장면은 사전행사인 홈런레이스였다. 박진우(NC 다이노스)와 한선태(LG 트윈스) 2차 연장까지 경합한 끝에 승부가 갈렸다. 지명타자제도가 있는 KBO리그에선 투수가 타격하는 모습을 볼 일이 많지 않아 많은 이들은 둘의 공방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결선 진출자는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까지 3명. 홈런 없이 아웃카운트 7개를 소비한 원태인이 탈락했다. 한선태는 2아웃 이후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대형 홈런을 폭발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박진우도 좌월 홈런으로 응수해 연장에서 승부를 가리게 됐다. 1차 연장에선 한선태가 먼저 우측 담장을 넘겼으나 박진우도 곧바로 받아쳤다. 승부가 갈린 2차 연장에선 한선태가 홈런 없이 아웃카운트 5개를 소비했고, 박진우가 좌월 홈런을 터트리며 희비가 엇갈렸다.

한선태는 비(非)엘리트 출신으로 프로에 입성해 올해 1군 무대까지 밟으며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그는 “이렇게 큰 구장에서 홈런을 친 게 처음”이라며 “사회인야구를 할 때는 평균보다 못 치는 타자였다. 홈런 하나만 치면 기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돼 뿌듯하다”고 활짝 웃었다. 우승자 박진우는 “고교시절에는 타율 0.250 정도의 수비형 선수였다. 10년만에 방망이를 잡았는데 우승을 했다. 계속 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고 활짝 웃었다.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양준혁야구재단이 주최한 '제8회 2019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렸다. LG 김용의와 두산 유희관이 포옹하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양준혁야구재단이 주최한 '제8회 2019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렸다. LG 김용의와 두산 유희관이 포옹하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본 경기에서도 다양한 세리머니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외야 전체와 내야 3층 일부를 제외한 관중석을 모두 채운 팬들도 엄청난 환호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유희관(두산 베어스)과 김민수(삼성)는 영화 ‘겨울왕국’ 캐릭터 올라프로 분장하고 그라운드에 섰고, 김용의(LG)도 ‘겨울왕국’ 주인공 엘사의 의상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양준혁 이사장은 “내가 각본을 짠 게 하나도 없다. 선수들이 잘 준비하는 것”이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또 다른 볼거리도 많았다. 이영하(두산)는 좌측 담장을 넘기는 총알 같은 홈런포를 쏘아 올린 뒤 배트플립까지 선보여 대회 MVP까지 수상했다. 시타자로 나선 전직 마라토너 이봉주(대한육상연맹 홍보이사)는 그림 같은 번트와 콘택트 능력을 선보여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1회 투수로 나선 정수빈(두산)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터트린 중학생 선수 김효원(영남중)도 눈도장을 받았다. 경기에선 양 팀 합계 34득점, 34안타를 생산한 타격전 속에 이종범 감독이 이끈 종범신이 양신을 18-16으로 꺾었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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