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감독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완쾌해 운동장 서는 게 보답”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4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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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첫 안방 승리
30일 경남FC와 1부리그 잔류 두고 최종 38라운드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병마와 싸우고 있는 유상철(48) 감독에게 첫 홈 승리라는 값진 선물을 안겼다.

인천은 24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B 37라운드에서 문창진, 케힌데의 연속골을 앞세워 상주 상무를 2-0으로 꺾었다.

이날 경기는 췌장암 4기임을 고백한 유 감독의 시즌 마지막 홈경기로 관심을 모았다. 올해 5월 부임한 유 감독은 홈에서 승리를 맛본 적이 없었다.

유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한 후, 홈에서 승률이 굉장히 안 좋았다. 그래도 오늘 마지막 홈경기를 승리하면서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준 것 같아서 기쁘다”며 “남은 경기도 준비를 잘해서 끝까지 잘 싸우겠다”고 했다.

유 감독의 암 투병 소식이 알려지면서 축구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모두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현역 시절에 뛰었던 일본 J리그에서도 유 감독의 소식을 접하고,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유 감독은 “혼자 있을 때, 보면 코끝이 찡하고, 가슴이 뭉클한 게 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나면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어 “(이로 인해)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분명히 일반인들 중에도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분들이 있다. 나보다 더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며 “(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잘 견뎌내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더했다.

1만1463명의 관중이 운동장을 찾았다. 인천 팬들은 경기를 앞두고 유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고, 30초 동안 기립박수를 보내며 그의 쾌유를 기원했다. ‘유상철 감독님의 쾌유를 간절히 빕니다’, ‘유상철은 강하다’라는 플래카드도 보였다.

유 감독은 “많은 힘이 되고 있다.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궂은 날씨에도 운동장을 많이 찾아줘 감사하다”며 “내가 보답하는 것은 지금처럼 그라운드에 서서 같이 호흡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완쾌하는 게 내가 받은 격려와 응원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잘 이겨내서 치료받고 빠르게 회복해서 다시 운동장에 설 수 있도록 약속하겠다”고 했다.

인천은 7승12무18패(승점 33)로 10위를 유지했지만 1부리그 잔류는 정해지지 않았다. 같은 시간 11위 경남FC도 성남FC를 2-1로 꺾어 승점 차가 1에 불과하다. 경남은 6승14무17패(승점 32)다.

인천은 오는 30일 경남FC와 최종 38라운드를 치른다. 원정이다.

유 감독은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비겨도 되지만 안도하지 말았으면 한다. 남은 기간 동안 준비를 잘하겠다”고 했다.

적장인 김태완(47) 상주 감독은 “(승리한) 인천을 축하한다. 개인보다 팀이 간절하면 강하다는 것을 알았다. 감동적인 경기를 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상철 감독은) 친구이기도 하다. 2002년에 국민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줬고, 한국 축구에 크게 기여한 아주 강한 사람이다”며 “인천 팬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이겨내겠다고 약속해줬으면 좋겠다. 유 감독이 이겨내리라고 믿는다”고 보탰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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