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잘 참았다” 김태형 감독, ‘캡틴’ 오재원 향한 진심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31일 0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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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국시리즈 우승 후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과 오재원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2019.10.26/뉴스1 © News1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국시리즈 우승 후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과 오재원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2019.10.26/뉴스1 © News1
“잘 참았다. 우리 잘 참은 것 같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 김태형 두산 감독이 주장 오재원을 따로 불러 한 말이다.

KBO리그 역대 최고 대우 재계약을 체결한 김태형 감독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오재원을 향한 애틋한 감정을 전했다. 오재원 때문에 울고 웃었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 말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9일 두산과 3년 총액 28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21억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이는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3년 총액 25억원)을 뛰어넘는 KBO리그 감독 역대 최고 대우다.

‘명장’을 눌러앉힌 두산의 다음 스토브리그 과제는 주장 오재원이다. 올 시즌을 마치면서 FA 자격을 얻은 오재원은 한국시리즈 우승 후 “FA 자격을 행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의 거취를 묻자 “아까 술이 덜 깨서 와가지고는 위장약을 찾더라”며 “그래서 빨리 (계약을) 하라고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올 시즌 오재원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는 극과극이었다. 정규시즌서 타율 0.164 3홈런 18타점에 그쳤던 오재원은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0.500(10타수 5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부진했지만 오재원은 정규시즌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1군에서 보냈다. ‘1할 타자’를 왜 2군으로 내려보내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뜨리는 팬들도 있었지만 김태형 감독은 뚝심을 발휘했다.

김태형 감독은 “2군으로 보내야 할지, 나도 고민을 많이 했다. 개인 성적 때문에 팀에 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며 “일단 본인이 가장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2015년, 2016년 우승을 시켜준 선수다. 그래서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재원이에게 ‘니 것을 포기하면서 여기 있어달라는 말은 못하겠지만, 일단 여기서 같이 하자’고 말했다”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는 따로 불러서 악수하면서 ‘잘 참았다. 나도 잘 참았고, 우리 잘 참은 것 같다”고 오재원에게 했던 말을 진지한 목소리로 전했다.

두산은 오재원을 적정 금액에 붙잡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오재원은 내년 30대 후반에 접어들지만 여전히 수비와 주루에서는 경쟁력을 갖는다. 무엇보다 팀원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가진 선수다. 큰 변수가 없다면 내년에도 김태형 감독과 오재원의 함께 두산의 중심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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