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 드라마’ 해피엔딩… 12년만에 삼바 삼바 삼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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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페루 꺾고 ‘코파’ 우승… 제주스 도움-결승골 펄펄 날아
후반 25분 퇴장 당해 역적될 뻔… 결국 3-1 승리해 가슴 쓸어내려

2019 코파아메리카에서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우승 트로피를 든 선수는 브라질 주장 다니 아우베스. 브라질은 이날 페루를 3-1로 꺾고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리우데자네이루=AP 뉴시스
2019 코파아메리카에서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우승 트로피를 든 선수는 브라질 주장 다니 아우베스. 브라질은 이날 페루를 3-1로 꺾고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리우데자네이루=AP 뉴시스
브라질과 페루의 2019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결승이 열린 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타디움.

전반 15분 브라질 공격수 가브리에우 제주스(22)는 오른쪽 측면에서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이베르통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7만여 명의 관중 중 노란색 상의를 입은 브라질 팬들은 거대한 함성을 터뜨리며 환호했다.

페루가 전반 44분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4분 뒤 브라질은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이번에는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제주스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제주스는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당시 브라질의 최전방 공격수로 주목받았지만 무득점으로 자존심을 구겼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아르헨티나와의 4강전 득점(1골)에 이어 이날도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제주스는 후반 25분 악몽 같은 순간과 마주했다. 공중볼 다툼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거칠게 충돌한 그는 이날 두 번째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화가 난 그는 물병을 걷어찬 뒤 주심에게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면서 눈물을 터뜨린 그는 비디오 판독(VAR) 모니터가 설치된 박스를 양손으로 밀치기도 했다.

브라질은 제주스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지만 선수들의 악착같은 수비로 승리를 지켜냈다. 이번 대회 6경기에서 단 1골만을 내준 브라질은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과 밀집 수비로 페루의 공세를 막아냈다. 상대 공격을 막아낸 뒤 역습으로 반격을 노린 브라질은 후반 44분 히샤를리송의 페널티킥 쐐기 골로 3-1로 승리했다.

브라질은 2007년 이후 12년 만에 통산 9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브라질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에이스 네이마르가 발목 부상을 당해 전력이 약화됐지만 이베르통(3골) 제주스(2골) 등의 득점력이 살아나며 13골을 폭발시켰다. 치치 브라질 감독은 “우리는 환상적인 팀워크로 강팀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판정에 불만을 쏟아낸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를 향해 “메시는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패배를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해 눈길을 끌었다. 칠레와의 3, 4위전에서 퇴장당한 메시는 “심판과 남미축구연맹 모두 공정하지 못하다. 이번 대회는 브라질을 위해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아르헨티나는 4강에서 브라질에 패했다.

한편 이날 ‘천당과 지옥’을 오간 제주스는 경기 후 자신의 과격한 행동에 대해 “경솔했던 내 행동을 반성하고 있다. 더 성숙한 선수가 되겠다”며 사과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코파아메리카#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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