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왼손커플’ 승승장구… “英서 일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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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재-채유정 조, 2주 연속 정상… 6일 최고권위 전영오픈 도전장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 정구 등 라켓 스포츠 복식 종목에서 왼손잡이끼리 파트너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왼손잡이 선수는 전체의 10% 내외로 적다보니 오른손잡이끼리 짝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의 만남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어 이상적인 조합으로 꼽힌다.

한국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서승재(22·원광대)와 채유정(24·삼성전기)은 ‘코트의 희귀종’이다. 둘 다 왼손으로 라켓을 잡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처음 손발을 맞춘 두 선수가 2주 연속 국제대회 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세계 랭킹 10위 서승재와 채유정은 4일 독일 뮐하임에서 열린 요넥스 독일오픈 혼합복식 결승에서 세계 랭킹 11위 하피즈 파이살-글로리아 이매뉴얼 위자야(인도네시아)를 36분 만에 2-0(21-17, 21-11)으로 눌렀다.

이로써 서승재와 채유정은 지난주 스페인 마스터스 선수권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뒤 다시 금메달을 합작했다.

서승재와 채유정은 한국 배드민턴의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혼합복식을 빛낸 연상연하 조합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동문과 길영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용대와 이효정은 모두 누나와 동생의 만남이었다.

서승재는 “왼쪽에서 집중적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유정 누나가 왼손 특성을 잘 알고 있어 내 약점을 만회하며 노련하게 리드해 준다”고 말했다.

안재창 대표팀 감독은 “복식 종목에서는 파트너십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둘 다 왼손이라 오른손에 익숙한 스트로크 코스나 전술과는 다른 전형이 상대를 헷갈리게 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승재는 고교 시절 성인 대표에 뽑힌 유망주다. 배드민턴 대표로 활약한 김복선 씨의 딸인 채유정은 타고난 경기 감각에 강한 근성을 갖췄다.

서승재와 채유정은 6일 영국 버밍엄에서 개막하는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에 출전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배드민턴#채유정#서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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