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매치’ 서울-수원 “올해는 ‘슈퍼매치’ 부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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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개막 D-2 미디어데이
강등 겨우 면한 서울 최용수 감독 “엄청난 노력으로 꼭 명예회복”
가까스로 6위 수원 이임생 감독 “맞수 잡아야 팬심도 돌아올 것”

마지막에 웃을 자 누구? 프로축구 K리그1 12개 구단 사령탑들이 26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우승 트로피에 손을 올리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K리그1 최고의 라이벌 매치인 ‘슈퍼매치’를 치르는 최용수 FC 서울 감독(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이임생 수원 감독(왼쪽에서 여섯 번째)은 “시즌 내내 많은 경기를 치르지만 슈퍼매치만큼은 반드시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마지막에 웃을 자 누구? 프로축구 K리그1 12개 구단 사령탑들이 26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우승 트로피에 손을 올리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K리그1 최고의 라이벌 매치인 ‘슈퍼매치’를 치르는 최용수 FC 서울 감독(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이임생 수원 감독(왼쪽에서 여섯 번째)은 “시즌 내내 많은 경기를 치르지만 슈퍼매치만큼은 반드시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서울에 돌아온 이상 ‘엄청난 노력’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 모든 경기가 중요하지만 특히 수원과의 경기에서는 지고 싶지 않다.”(FC 서울 최용수 감독)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 서울과의 경기에서도 그럴 것이다.”(수원 이임생 감독)

26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년 K리그 미디어데이. K리그 전통 명문의 두 감독은 서로를 겨냥하며 절대 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연세대 출신의 공격수 최 감독과 고려대를 나온 수비수 이 감독은 90학번 동기다. 대학 정기전에서부터 자존심을 놓고 치열하게 다퉜던 둘은 프로에서도 대한민국 최고의 라이벌로 만난다.

K리그1 서울과 수원의 맞대결은 ‘슈퍼매치’라 불린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세계 7대 더비에 꼽았을 정도로 알려진 라이벌전이다. 역대 관중 수 상위 10경기 중 6경기가 슈퍼매치다. 이 더비의 주역인 서울은 6차례, 수원은 4차례 K리그 정상에 오른 팀이다. 두 팀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 대결처럼 사실상 K리그를 이끌고 가는 팀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전통의 명가’이지만 지난해는 명가답지 않았다. 서울은 승강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11위) 추락의 치욕을 맛봤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을 꺾은 덕분에 K리그2(2부)로 강등당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수원도 크게 나을 건 없었다. 같은 승점(50)의 대구에 득점에서 앞선 덕분에 간신히 6위로 턱걸이를 하며 상위 스플릿에 살아남았다. 단골로 출전하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티켓도 언감생심이었다. 두 구단이 동시에 출전권을 따지 못한 건 7년 만이다. 지난 시즌을 함께 시작했던 황선홍 서울 감독과 서정원 수원 감독은 팀을 떠났다. 두 감독이 맞대결에서 ‘필승’을 외치는 이유다.

둘은 코치로서도 서울과 수원에서 자웅을 겨뤘다. 이 감독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수원에서 트레이너와 코치로 일했고, 선수 때부터 서울(옛 안양 LG 포함)에서 뛰었던 최 감독은 2006년 플레잉 코치를 시작으로 수석코치까지 지냈다. 대행을 거쳐 2012시즌부터 2016년 중반까지는 감독을 맡았다. 반면 수원 코치를 끝으로 해외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던 이 감독이 K리그 사령탑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이 감독은 “대학 때는 만날 으르렁대며 피 터지게 싸웠다. 이런 얘기를 하면 최 감독이 화를 내겠지만 정기전 성적은 우리가 월등했다. 4번 만나 다 이겼다”며 웃으면서도 “최 감독은 K리그에서 인정받은 지도자이고, 나는 시작하는 단계다.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지나다가 만난 이 감독의 어깨를 만지며 친밀감을 보여준 최 감독은 “이 감독은 외유내강 스타일이다. 부드럽게 보여도 지독한 친구다. 나도 올해 독하게 할 것이다. K리그에서 다시 만나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서울과 수원의 슈퍼 매치 전적은 32승 22무 32패로 팽팽하다. 지난해 부진했던 서울이지만 수원과는 3차례 만나 2승 1무를 기록하며 13경기 연속 무패(7승 6무)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명가 재건’을 선언한 두 감독은 “우리는 서로를 잘 안다. 의기투합해 팬들이 인정할 만한 슈퍼 매치를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K리그1은 3월 1일 지난해 우승팀 전북과 FA(축구협회)컵 우승팀 대구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9개월 여정의 닻을 올린다. 서울과 수원의 올 첫 슈퍼 매치는 5월 5일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k리그1#서울-수원#슈퍼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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