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2024년 KBO뉴미디어 중계권료는 얼마일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27일 05시 30분


KBO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총 1100억 원의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앞두고 있다. 리그 산업화의 초석이 될 수 있는 큰 성과다. 그러나 리그 경쟁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풍요의 시대는 곧 끝날지도 모른다. 스포츠동아DB
KBO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총 1100억 원의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앞두고 있다. 리그 산업화의 초석이 될 수 있는 큰 성과다. 그러나 리그 경쟁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풍요의 시대는 곧 끝날지도 모른다. 스포츠동아DB
# 메이저리그는 2018시즌 종료 후 두 가지 계약을 맺었다. 정확한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은 지상파 방송사인 폭스가 2021년부터 2028년까지 8년간 총 51억 달러, 한화 약 5조7681억 원에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TBS, ESPN 등 다른 전국규모 네트워크와도 추가 협상을 앞두고 있다.

또 다른 것은 온라인 스트리밍 DAZN과 맺은 3년 3억 달러 계약이다. DAZN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메이저리그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공한다. 이 대가로 3년간 약 3387억 원을 지급한다.

메이저리그는 이미 2000년 뉴미디어 시장을 주목했다. 연간 7000만 명 안팎의 관중을 기록하고, 전통적인 미디어에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중계권 수입을 올리고 있었지만 30개 구단이 힘을 모아 컨텐츠 생산, 유통을 직접하며 티켓 예매, 온라인 상품 판매망을 함께 구축했다. MLB닷컴은 이제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했다.

# KBO는 2015년 지상파3사 컨소시엄과 2019년까지 연간 360억 원의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경쟁 종목인 K리그의 5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뉴미디어 분야의 수입은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시장 전체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대신 시장을 정확하게 분석한 판매 대행사는 고공행진을 계속한 리그의 인기와 함께 막대한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 25일 끝난 뉴미디어 중계권 경쟁 입찰에서 통신·포털 컨소시엄은 5년간 총액 1100억 원을 써냈다. 연평균 220억 원이다. 통신·포털이 1000억 원을 뛰어넘는 중계권을 제안한 배경에는 온라인 스트리밍 등 뉴미디어 시장의 급성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 넷플릭스로 대변되는 해외업체의 공세에 대한 대비도 담겨져 있다.

그러나 5년 뒤에 KBO는 또 한번 뉴미디어 시장에서 웃을 수 있을까? KBO는 메이저리그를 모델로 직접 뉴미디어 시장에서 컨텐츠 유통 등을 검토하고 있다. 중계권 사업자를 선정하든, 직접 판매하든 굉장한 속도로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보이는 뉴미디어 시장은 그토록 바라던 자생력을 갖춘 구단과 리그의 토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컨텐츠가 경쟁력을 잃는 순간 모든 것은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 사실 대부분 아마추어 종목은 오히려 방송중계 제작비를 내고 스포츠채널에 편성되고 있다. 일부 프로 종목도 방송사에 돈을 내고 중계편성을 확보한다. 경쟁력을 잃는 순간 시장은 차갑게 외면한다. 산업화에 다가갈수록 추락의 위험성은 높아진다. 리그평준화에 실패하고 구단과 선수가 팬들의 신뢰를 잃어 간다면 5년 뒤 참담한 계약서에 사인 할 수밖에 없다. 호황일 때 일수록 개혁은 더 절실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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