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9cm… 이렇게 작은 외국인은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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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마커스 킨, KBL 최단신 기록… 종전 176.2cm 무디 보다 4.3cm 작아
3점슛-돌파 능한 NCAA 득점왕 출신

프로농구 KCC의 새 용병 마커스 킨이 19일 한국농구연맹(KBL) 사옥에서 신장을 측정하고 있다. 그는 측정 결과 171.9cm로 KBL 역사상 가장 키가 작은 외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KBL 제공
프로농구 KCC의 새 용병 마커스 킨이 19일 한국농구연맹(KBL) 사옥에서 신장을 측정하고 있다. 그는 측정 결과 171.9cm로 KBL 역사상 가장 키가 작은 외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KBL 제공
“모두들 우리가 작아서 질 거라고 했다. 하지만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다.”

2001년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 앨런 아이버슨(44)의 인터뷰는 농구 역사에 길이 남는 명언이 됐다. 당시 아이버슨이 속했던 동부 콘퍼런스는 케빈 가넷(213cm), 팀 덩컨(213cm), 크리스 웨버(208cm) 등 빅맨이 즐비했던 서부 콘퍼런스에 열세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예상을 깨고 양 팀 최다인 25득점을 기록하며 동부의 111-110 승리를 이끈 아이버슨은 역대 최단신(183cm) 올스타전 MVP로 기록됐다.

프로농구 KCC는 18일 단신 외국인 선수 마커스 킨(24)을 영입했다. 19일 한국농구연맹(KBL) 신장 측정에서 171.9cm를 기록한 킨은 KBL 역사상 최단신 외국인 선수가 됐다. 종전 기록은 이번 시즌 KT에서 뛰었던 스테판 무디의 176.2cm로, 킨은 무디보다 4.3cm 작다. 국내 선수를 포함해도 이번 시즌 코트에 나선 선수 중 가장 작은 키다.

킨의 강점은 성공률 높은 3점슛과 돌파를 앞세운 공격력이다. 킨은 전미 대학 리그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1에서 2016∼2017시즌 경기당 평균 30점으로 득점왕에 오른 선수다. 당시 미국 스포츠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단신으로 살아남은 그의 사연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중학교 3학년 당시 158cm로 왜소했던 그는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73kg 벤치프레스를 들어올릴 정도로 단단한 몸을 만들었다. 경기 도중 앞니가 부러졌지만 개의치 않고 팀을 승리로 이끌 정도로 독종이었다.

대학 졸업 후 킨은 NBA 서머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지만 작은 키로 인해 수비에서 약점을 보여 NBA에 드래프트되지 못했다. 이후 NBA 하부리그인 G리그와 이탈리아, 태국 리그 등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 태국 프로농구 모노 뱀파이어에서 뛸 당시 2018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 챔피언스컵에서 평균 28.2득점으로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득점 루트가 브랜든 브라운과 이정현에게 집중된 KCC는 킨의 득점 능력에 기대를 건다. 김일두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근 KBL은 단신 외국인의 성적이 팀 성적으로 직결되는 추세다. 현재 KCC에서 외곽 공격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건 이정현 한 명이다. 이정현에게 쏠리는 공격 부담을 킨이 나눠 질 수 있다면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프로농구#마커스 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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