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만 매서운 손끝, 승리 띄운다… 1~3년차 젊은 세터 전성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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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중
배구 코트 위 중원사령관인 세터의 중요 덕목은 바로 ‘경험’이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베테랑 선수들이 세터 자리에 중용되는 이유다. 그러나 2018∼2019시즌 프로배구 V리그 판도는 다소 다르다. 1∼3년 차의 젊은 세터들이 많은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기존 주전 세터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신 기회를 얻게 된 경우가 많다.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신인 세터 이원중(23)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달 8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이원중은 성균관대 소속으로 전국체전을 마치고 팀에 합류한 지 10여 일 만에 팀의 주전 세터 역할을 맡아야 했다. 세터 이승원(25)이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다.

김형진
이원중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처음 주전으로 투입된 경기(상대 우리카드)에선 공격수와 손발이 맞지 않으면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이후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선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연속 승리를 도왔다. 명세터 출신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워낙 성격이 밝고 잘 까분다. 한번 감을 잡기 시작하면 잘 풀릴 것”이라며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남자부 삼성화재의 2년 차 세터 김형진(23)은 실력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김형진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전 세터로 못 박았다. 홍익대 시절 대학리그 사상 첫 전승 우승의 주역이었던 김형진은 낮고 빠른 토스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형진은 시즌 전 컵대회에서 외국인 선수 없이도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김형진과 같은 2년 차 세터 한국전력 이호건(22), KB손해보험 최익제(19) 등도 꾸준히 팀에서 기회를 얻고 있다.

안혜진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의 3년 차 세터 안혜진(20)이 눈길을 끈다. 시즌 전 컵대회에서는 라이트로 기용되기도 했던 안혜진은 세터 이고은(23)이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기회를 얻었다. 우려 속에서도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레프트 이소영(24) 등 공격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팀을 상승세로 이끌고 있다. 시즌 전 어린 선수들이 주로 뛰는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서 대표팀 주전 세터를 맡으면서 부쩍 실력이 올랐다는 평가다.

한편 7일 여자부 GS칼텍스는 현대건설에 3-0으로 승리하며 선두를 탈환했다. KGC인삼공사는 한국도로공사에 2-3으로 패하며 1위를 내줬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여자프로배구#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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