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경기 대만 에이스 NC 왕웨이중 “한국은 경계… 대만은 기대… 부담감 어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4일 03시 00분


선구안 좋은 한국과 첫경기 격돌… 책임감 갖고 전력 다해 던질 것
병역 해결 안돼 최소 메달은 따야
‘마산쯔위’라 불리는 꽃미남… “팬들의 과분한 사랑 갚아야죠”

올 시즌 NC의 외국인 투수로 활약 중인 KBO리그 사상 첫 대만 출신 선수 왕웨이중. 다음 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대만 대표로 출전해 한국 선수들을 상대하게 될 그는 “국가대표로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올 시즌 NC의 외국인 투수로 활약 중인 KBO리그 사상 첫 대만 출신 선수 왕웨이중. 다음 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대만 대표로 출전해 한국 선수들을 상대하게 될 그는 “국가대표로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아시아경기요? 전력(全力)을 쏟겠습니다.”

다음 달 18일부터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대만 야구대표팀에 선발된 NC 외국인투수 왕웨이중(26)은 아시아경기에서의 각오를 묻자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 1998년 KBO리그에 외국인이 들어온 후 최초의 대만 선수로 주목받은 그는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한국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올 시즌 왕웨이중은 NC에서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앞세워 6승 7패 평균자책점 3.74로 제 몫을 하고 있다.

왕웨이중이 속한 대만은 3연속 아시아경기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에 가장 껄끄러운 상대다. 사회인야구팀 소속 위주로 대표팀을 꾸린 일본과 달리 대만은 해외파 등 최정예로 대표팀을 구성해 전력이 탄탄하다. 앞서 2010, 2014년 아시아경기 결승전서 한국에 내리 패해 이번 대회에서 설욕을 노리고 있다. 한국과 대만은 다음 달 26일 열리는 예선 첫 경기부터 격돌한다. 한국과 대만은 이번 대회 우승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왕웨이중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는 나를 경계하고 반대로 대만에서는 ‘지한파’인 나를 믿고 의지하려 한다. 이런 상황이 부담스럽지만 좀 더 책임감을 갖겠다”고 말했다.

“공격 성향이 강한 미국 타자들과 달리 한국 타자들은 선구안이 좋고 볼을 잘 골라 상대하기 무척 까다로워요.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한국, 대만의 맞대결은 경기 외적으로 양국 선수의 병역 문제가 맞물려 관심을 받는다. 대만은 올해 모병제로 바뀌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아직 병역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1994년 이전 출생자들은 징병제를 적용받아 1년간 군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1992년생인 왕웨이중도 마찬가지다. 대만은 아시아경기서 금메달을 따면 선수들의 병역을 완전 면제해 준다. 은·동메달을 따도 입대를 면제해 준다. 대신 이때는 향후 5년간 국가대표팀이 부르면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한다. 대만에서 대학 휴학생 자격으로 입대를 연기하고 있는 왕웨이중은 “정말 큰 점수 차가 나지 않는다면 나도 정말 이를 악물어볼 것 같다”며 웃었다. 한국은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면 4주간 기초 군사훈련으로 병역을 대신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

2011년 미국에 첫발을 내디딘 뒤 밀워키 브루어스 등에서 뛰었던 왼손투수 왕웨이중은 올해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한국에서 ‘첫 대만 선수’로 남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 도전했는데, 야구 인프라도 팬들이 응원을 많이 해줘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KBO리그 무대를 밟은 첫 대만 외인의 활약은 대만 현지에서 TV 생중계가 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왕웨이중은 한국에 올 때부터 실력과 별개로 배우 이민호를 닮은 잘생긴 외모로 화제를 모았다.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와 같은 대만 출신이라 ‘마산쯔위’로 불리며 사랑을 받고있다. 왕웨이중은 “외국인, 특히 첫 대만 선수라 신기해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KBO리그에 나보다 잘생긴 선수들이 많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가 생각하는 ‘잘생긴 선수’를 지목해 달라고 하자 “두산 37번(박건우)”을 한국말로 발음하며 “듬직하다”고 말했다.

“한국 및 대만 팬들께서 제게 주시는 사랑과 관심이 과분해요. 기대에 부응해 언젠가 다시 빅 리그 문을 두드리게끔 열심히 하며 기량을 쌓겠습니다(웃음).”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왕웨이중#마산쯔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