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러시아, 국가원수 응원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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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서 개최한 월드컵에서 옛 소련 해체 이후 역대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러시아와 1998년(4강 진출) 이후 20년 만에 8강에 오른 크로아티아가 7일 소치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티켓을 다투는 양국의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개막 전 ‘꼴찌 후보’였던 러시아는 어느덧 ‘우승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크로아티아는 루카 모드리치, 이반 라키티치라는 새로운 스타와 함께 ‘Again 1998’을 꿈꾼다.

크로아티아 최초의 여성 대통령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는 8강전 상대로 러시아가 확정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멋진 경기 축하한다. 소치에서 보자’는 글과 함께 관전을 권유하는 의미로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영어 계정을 태그했다.

덴마크와의 16강전 관람을 위해 1일 항공기 이코노미클래스를 타고 러시아로 날아온 그라바르키타로비치 대통령은 귀빈석이 아닌 일반 응원석에서 경기를 봐 화제를 모았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는 “여느 축구팬처럼 응원하고 싶었다. 대표팀 티셔츠를 입고 왔는데 VIP존 드레스코드에도 맞지 않는다. 이렇게 입고는 들어가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이 그라바르키타로비치와 응원 대결을 펼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공식 일정상 푸틴은 개막전에 이어 결승과 폐막식 참관만 예정돼있다.

이번 대회 러시아의 활약은 푸틴의 깜짝 소치행을 성사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전 국민적 응원 속의 러시아는 이번 대회 총 활동량이 476km로 8강 진출국 가운데 1위다. 16강전에서 스페인에 볼 점유율 75%를 내주고도 정교한 수비를 앞세워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따낸 러시아의 자신감은 한껏 치솟았다. 압도적인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러시아의 중심에 선 알렉산드르 골로빈은 “크로아티아는 경기 내내 볼을 지배하려 들지 않는다. 한 방에 결과를 만들겠다는 성향이 짙다. 나는 그런 팀을 더 수월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16강 탈락 위기에서 조국을 건져낸 ‘수문장’들의 승부도 관심을 모은다. 러시아는 16강 스페인전에서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가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2차례 세이브를 펼치며 국민영웅으로 떠올랐다. 크로아티아에서는 덴마크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3세이브를 따내 8강행을 이끈 다니엘 수바시치가 버티고 있다.

월드컵에서 러시아와 크로아티아가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 팀은 통산 A매치에서 세 차례 만났는데 두 번이 0-0 무승부였고 가장 최근에 열린 2015년 11월 친선전은 크로아티아가 3-1로 이겼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크로아티아#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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