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시선집중’ 한국여자컬링, 조 1위로 4강 확정지을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20일 05시 30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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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破竹之勢).’

거침없는 ‘그녀들의 질주’를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세계 강호들을 연이어 무릎 꿇게 하고 있다. 대회가 개막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들의 질주를 예상하지 못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에서 경북 의성 출신 5명의 ‘마늘 소녀들’로 구성된 한국대표팀이 평창을 매운 맛으로 물들이고 있다.

김은정(28)-김경애(24)-김영미(27)-김선영(25)-김초희(22·이상 경북체육회)로 이뤄진 대표팀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이후 대회 최고의 ‘이슈 메이커’로 떠올랐다. 예선통과가 어렵다는 당초 예상을 보란 듯이 깨고 최고의 선전을 거듭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안경을 쓰고 냉철하게 팀을 이끌며 남다른 카리스마를 내뿜는 스킵(주장) 김은정은 ‘안경 선배’라는 애칭을 얻으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세계랭킹 8위의 한국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10개 팀 중 하위권의 ‘약체’였다. 한국보다 세계랭킹이 낮은 팀은 덴마크(9위)와 중국(10위)뿐. 강팀들의 1승 제물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강팀들을 오히려 1승 제물로 삼고 있다. 10개 팀 중 예선 1위를 달리고 있어 4강행이 매우 유력하다.

19일까지 치른 예선 6경기에서 대표팀이 거둔 성적은 5승1패. 예선 두 번째 상대였던 일본에만 1패를 안았을 뿐, 나머지 5경기에선 모두 승리를 거뒀다. 무엇보다 승리의 순도가 매우 높다. 5승 가운데 무려 4승을 강팀들을 상대로 수확했다. 캐나다(1위)~스위스(2위)~영국(4위)에 이어 19일 스웨덴(5위)까지 따돌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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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선전에 외신도 놀랍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유력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여자컬링대표팀이 평창올림픽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는 기사를 통해 대표팀의 행보를 집중 조명했다. WSJ은 강팀들을 연달아 침몰시키는 한국여자컬링대표팀을 ‘자이언트 킬러의 면모를 갖춘 팀’이라고 표현하는 한편 ‘아시아 최고의 팀’이라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19일 강릉컬링센터에서 벌어진 스웨덴전에서 7-6 승리를 거두며 공동 1위로 뛰어올랐다. 스웨덴은 한국을 만나기 전까지 무패가도(5승)를 달리던 팀이었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딴 강호지만, 한국의 돌풍에 휘말리고 말았다. 이로써 4년 전 소치에서 금·은·동메달을 딴 세 팀(캐나다~스웨덴~영국)이 모두 이번 대회 예선에서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통상적으로 올림픽 컬링에서 예선을 뚫고 4강에 오르려면 풀리그 총 9경기에서 6~7승 정도를 챙겨야 한다. 세 경기를 남겨둔 한국은 미국(7위·20일)~러시아(3위)~덴마크(이상 21일)를 잇달아 상대한다. 러시아를 제외하면 우리와 세계랭킹이 엇비슷한 팀들이다. 모두 해볼 만한 상대란 뜻이다. 2승 이상을 보태 예선 1위로 4강에 오를 확률도 얼마든지 있다.

만약 예선 1위로 4강을 확정지으면 4위와 준결승전에서 만난다. 23일로 예정된 준결승전에서도 승리하면, 2·3위끼리 맞붙은 또 다른 준결승전 승자와 금메달을 놓고 폐막일인 25일 결승전을 벌이게 된다.

강릉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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