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좌절’ 노선영, 길 열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7일 03시 00분


러시아 선수 2명 자격 박탈당해… 예비 2순위 노선영, 극적 출전권
수용여부는 다음 주 초 결론 내릴 듯… 소속팀 “혼란스러워해 계속 논의”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던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노선영(29·콜핑팀·사진)이 평창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연맹은 26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대한체육회와 연맹에 엔트리 재조정 사유가 발생해 여자 1500m 엔트리 1장을 배정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번 엔트리 추가로 “노선영은 평창 올림픽 1500m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됐으며 팀 추월 종목에 출전할 자격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평창 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는 1500m 러시아 선수 2명(예카테리나 시코바, 율리야 스코코바)이 이날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발표한 명단에서 빠지면서 이 종목 예비 2순위였던 노선영이 출전권을 얻게 된 것이다.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을 따낸 팀 추월 종목에 나서려던 노선영은 “개최국 자격으로 팀 추월에 출전하더라도 참가 선수는 개인 종목 출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ISU의 규정을 연맹이 숙지하지 못하면서 올림픽행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노선영은 평창 출전권이 이번 시즌 1∼4차 월드컵 결과 1500m 예비 2순위를 기록했다.

이제 남은 건 노선영의 선택이다. 연맹의 행정 착오로 올림픽 무산 위기에 처했던 노선영은 “나는 더 이상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고 국가를 위해 뛰고 싶지 않다” 등 작심 발언을 했다. 출전 불가 통보를 받는 과정에서 연맹의 진심 어린 사과도 받지 못하면서 큰 상처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의 연락도 받지 않는 상황이다.

노선영의 소속팀 콜핑팀 이승훈 감독은 “선영이가 지금 많이 혼란스러워한다. 지도자 및 가족과 충분히 상의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식적인 입장은 다음 주초 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인들은 가급적 노선영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다. 백 감독은 “본인이 가장 힘들겠지만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좋은 분위기로 함께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맹은 이날 대한체육회에 노선영의 선수 엔트리 추가 등록을 요청했다. 김상항 연맹 회장 명의로 노선영과 빙상 팬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한빙상경기연맹#평창올림픽#노선영#스피드스케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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