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빙자한 성추행, 어린 소녀들 떨며 말 못해” 美 체조 금메달리스트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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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11일 09시 37분


사진=CBS 방송화면 캡처
사진=CBS 방송화면 캡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포함해 총 6개의 메달을 따낸 미국 체조 스타 알렉산드라 레이즈먼(23)이 팀 닥터의 성추행을 고발했다.

레이즈먼은 10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15세 때부터 미국 체조 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 박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레이즈먼은 나사르가 치료를 빙자한 성추행을 했다며 “어린 소녀들이 두려움에 떨며 제대로 (성추행 사실을) 입 밖에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미국 체조계가 도대체 한 일이 무엇이냐. 왜 지켜만 보고 있었고, 그런 문화가 왜 존재하느냐”고 분개했다.

레이즈먼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 평균대 동메달, 마루운동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여자 단체전 금메달, 개인종합 은메달, 마루운동 은메달을 차지한 선수다.

레이즈먼에 앞서 런던올림픽 체조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맥카일라 마로니(21)도 13세 때부터 팀 닥터 나사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폭로한 바 있다. 마로니는 나사르가 ‘의학적인 조치’라는 구실로 자신을 성추행해왔다고 주장했다.

마로니는 “이런 유형의 학대는 할리우드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권력과 지위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잠재돼 있는 것 같다”며 “나는 올림픽에 나가기 위한 꿈이 있었고 그곳에 가기 위해 불필요하고 역겨운 것들을 참아야만 했다”고 털어놨다.

전 미국 국가대표 체조팀 닥터이자 전 미시간 주립대학 부교수인 나사르는 지난 11월 미성년자 여성들을 성추행·성폭행 한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 30년 간 미국 체조 대표팀 주치의로 활동하면서 80명 이상의 체조 선수들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수감된 상태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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