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로니, 뭐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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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행에 반발, 돌연 미국 돌아가… 7월 대체선수로 왔지만 부진
배트스피드 안좋아 속구 애먹어… 임의탈퇴 처리… 순위싸움 변수로

LG 외국인 선수 로니(33·사진)가 돌연 미국으로 돌아갔다.

프로야구 LG는 29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로니의 임의탈퇴 공시를 신청했다. 2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로니가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27일 오후 비행기로 미국으로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동료 선수들조차 로니의 미국행을 몰랐을 정도로 갑작스러운 행동이었다. 로니의 이탈로 LG는 사실상 올 시즌을 외국인 타자 없이 마무리하게 됐다. 설령 다른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다고 해도 8월 15일 이후 등록된 선수는 포스트시즌에 뛸 수 없다.

양상문 LG 감독은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을 앞두고 “기량이 갑자기 향상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준비를 하는 게 좋지 않겠나 해서 10일간 로니의 1군 엔트리 말소(2군행) 의견을 냈는데 로니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본인의 자존심 문제였다”며 “로니는 자신이 타율, 출루율 측면에서 그 나름의 몫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었지만 팀 입장에서는 정성훈이 로니보다 성적이 좋은데도 경기에 못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새 외국인 선수 영입은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로니는 엔트리 말소 전까지 10경기에서 3번 타자로 나서 34타수 7안타(타율 0.206), 4타점, 7삼진으로 고전 중이었다.

지난달 LG와 총액 35만 달러에 계약한 로니는 23경기에서 타율 0.278(79타수 22안타), 3홈런의 기록을 남기고 떠나게 됐다. 2002년 LA 다저스 1라운드 지명, 메이저리그 통산 1443경기 출장(통산 타율 0.284, 108홈런)을 기록한 로니는 LG의 중심 타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LG가 장기적으로 기대했던 4번 타순에는 서 보지도 못했다. 팀 합류 후 한 달 가까이 배트스피드를 끌어올리지 못한 로니는 시속 140km대의 공을 공략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히메네스가 떠난 뒤 4번 타순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던 양석환이 9월 2일부터 복귀할 예정이지만 LG 타선의 무게감을 더해 줄지는 미지수다. 양석환은 올 시즌 69타점 중 52타점을 4번 타순에서 일궜다. 하지만 8월 들어 컨디션 난조로 2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양석환은 올 시즌 타율 0.272, 10홈런을 기록 중이다. ‘3할 30홈런 100타점’을 넘기는 선수들이 즐비한 타 구단의 4번 타자들과 비교해 위압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신출내기 4번 타자인 넥센 김하성도 20홈런은 가뿐히 넘겼다.

계절은 이미 가을로 접어들었고 중위권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8∼10위 한화, 삼성, kt를 제외한 나머지 7개 팀의 승률이 모두 5할을 넘는다. 이날까지 4연패를 당해 5위 넥센과 2경기 차 7위까지 내려온 LG의 살길은 남은 선수들이 힘을 보태는 것뿐이다. 당분간은 베테랑 박용택과 정성훈이 3, 4번 타순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대전=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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