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두 번 바뀌어도… ‘이승엽은 이승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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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마지막 올스타전 출전

4년 전 2013 올스타전 당시 포항구장을 찾은 첫째 아들 은혁 군(앞쪽)의 공을 받아주고 있는 삼성 이승엽.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해 마지막 무대가 될 이번 올스타전에서 이승엽은 정식으로 포수 미트를 끼고 은혁 군의 시구를 받는다. 시타는 막내아들 은준 군이 한다. 동아일보DB
4년 전 2013 올스타전 당시 포항구장을 찾은 첫째 아들 은혁 군(앞쪽)의 공을 받아주고 있는 삼성 이승엽.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해 마지막 무대가 될 이번 올스타전에서 이승엽은 정식으로 포수 미트를 끼고 은혁 군의 시구를 받는다. 시타는 막내아들 은준 군이 한다. 동아일보DB
스물하나, 마흔하나.

1997년 대구에서 올스타 무대에 데뷔했던 이승엽이 2017년 다시 대구에서 최고령(40세 10개월 27일) 올스타 베스트 선정 기록을 쓰면서 ‘별들의 잔치’와 작별한다. 강산이 두 번 변할 동안 변한 건 그의 나이뿐이다. 은퇴 시즌인 올해에도 이승엽은 14일 현재 타율 0.283, 16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종범과 나란히 올스타로 이름을 올렸던 이승엽은 이제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19·넥센)와 올스타전에 나선다. 이승엽은 “진짜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싶다. 몇 년 전에 이종범 선배가 아들이 청소년 대표 나간다고 장갑도 몇 개씩 가져가고 그랬는데 상대 팀으로 뛰게 돼 대견스럽다.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아버지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되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머쓱해했다.

15일 올스타전은 그간 한결같이 ‘슈퍼스타’ 자리를 지킨 이승엽의 11번째 올스타 경기다. 올스타전 최다 득표만 세 차례(1999, 2001, 2015년) 기록한 그는 이번에도 전체 득표수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천하의 이승엽도 아직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와는 인연이 없다. 정규시즌 MVP만 5차례 올랐고 2012년에는 한국시리즈 MVP까지 점령했지만 아직 하늘은 그에게 올스타전 MVP만은 허락하지 않았다.

“출전 때마다 항상 MVP를 노렸는데 잘 안 됐다. 첫 올스타 때 대구에서 홈런 쳤으니 이번에도 마지막 홈런을 쳤으면 좋겠다. 내일은 팀 배팅보다는 홈런을 위해서, 얻어 걸려서라도 하나 넘기도록 해보겠다(웃음).”

평소 홈런을 치고도 상대 후배 투수를 배려해 고개를 숙였던 이승엽이지만 이번에는 화끈한 홈런 세리머니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베이징) 올림픽 때는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했다. 내일 홈런을 치면 뭔가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올스타전인 만큼 든든한 지원군도 등에 업었다. 올스타전 날 이승엽의 첫째 아들 은혁 군(13)이 시구, 둘째 아들 은준 군(7)이 시타, 이승엽은 시포를 맡는다. 이승엽은 첫째 아들과 함께했던 2013년 포항 올스타전에서 홈런더비 우승(6홈런)을 차지했던 추억이 있다.

“빨리 은퇴하라”고 떼를 쓰던 아들이 요즘엔 “더 하라”고 조를 만큼 야구선수 이승엽의 팬이 됐다. 퓨처스 올스타전이 열린 14일 경기장을 찾아 아들과 실내연습장에서 캐치볼을 했다는 그는 “현역으로는 아들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구를) 하는 만큼 멋지게 하도록 도와주려고 한다”며 멋진 무대를 기약했다.

퓨처스 올스타전 강우콜드 무승부

한편 이날 열린 남부(상무, kt, 롯데, KIA, 한화, 삼성)와 북부(경찰, 고양, LG, SK, 두산, 화성)의 퓨처스 올스타전은 6회초 3-3 강우 콜드 무승부 게임으로 끝났다. 3타수 2안타 1홈런으로 MVP가 된 최민재(23·SK)는 트레이 힐만 감독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센스 있게 유행가 가사를 빌려 “픽 미, 픽 미(Pick me, pick me)”라고 말했다.
 


※이승엽 올스타전 주요 기록

―최고령 베스트 선수 출전: 40세 10개월 27일, 2017년
―최연소 홈런: 20세 10개월 20일, 1997년
―통산 베스트 선수 출전 11회
―통산 홈런 3개(공동 4위). 1위는 4개(김용희 양준혁 홍성흔)
―통산 삼진 12개(역대 최다)
―홈런 더비 1위 1회(2013년) 출전을 제외한 나머지 기록은 14일 현재.
 
대구=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승엽#이승엽 마지막 올스타전#이승엽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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