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의 경고 “전원 K리거 뽑을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7일 03시 00분


신태용 축구대표 감독 취임일성
“소속팀서 못 뛰어도 필요땐 선발…월드컵 진출 위해 한 몸 불사를 것”
리우 8강 주역 권창훈-문창진 등 ‘신태용의 아이들’ 중용될지 관심

신태용 신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서울 축구 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대표팀 운영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신태용 신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서울 축구 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대표팀 운영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아시아에서 K리그 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 해외든 어디든 소속 리그는 중요하지 않다. ‘신태용 축구’에 맞으면 모두 K리그 선수로 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선발하겠다. 연령대별 대표팀과 달리 A대표팀은 풀이 넓다.”

한국 축구의 ‘소방수’로 선임된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47)은 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이 한 몸 불사르겠다”고 각오를 밝힌 뒤 확실하게 ‘울리 슈틸리케 감독 지우기’에 나설 뜻을 비쳤다.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현 대표팀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신 감독은 해외파 중용과 소속 팀에서의 출전 여부라는 슈틸리케 전 감독의 선발 원칙에 대해 “출전하지 못해도 필요하다면 뽑을 것”이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현재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부상으로 재활을 하고 있어 합류가 불투명하다. 게다가 일부에선 기존 해외파들이 우월감에 빠져 정신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신 감독과 호흡을 맞춰 왔던 젊은 선수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권창훈(위쪽 사진)과 문창진
권창훈(위쪽 사진)과 문창진
신 감독은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23세 이하 대표팀을, 올해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을 맡았다. 무엇보다 ‘신태용의 아이들’로 꼽히는 리우 올림픽 8강 주역 권창훈(디종), 문창진(강원),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창민(제주) 등의 거취가 주목된다. 현재 대표팀에 포함돼 있는 황희찬과 이창민의 잔류, 권창훈의 재승선, 문창진의 첫 발탁 여부가 관심사다. 특히 2014년 12월부터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 9월 이후 대표팀에서 빠진 권창훈에 대해 신 감독은 꾸준한 믿음을 보여 왔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중심 역할을 했지만 소속팀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문창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에서 강원으로 이적한 뒤 최근 두 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는 등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20세 이하 월드컵 멤버였던 ‘바르셀로나 듀오’ 백승호와 이승우의 발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 감독은 “지금은 유망주를 얘기할 때가 아니다. 세대교체를 위한 경험 쌓기는 평가전에서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전임 감독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면서도 “이전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 부족이 아닌 전술의 부재”라고 단언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슈틸리케 전 감독이 ‘점유율 축구’ 등 두루뭉술한 부분을 내세웠던 것에 비해 신 감독은 구체적인 전술을 쓴다. 현대 축구의 흐름에 대해서도 잘 안다. 한때 슈틸리케 감독의 코치로 있었기에 더 답답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8월 31일 이란과의 안방 9차전,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방문 10차전 최종 경기를 앞두고 있다. A조 1위인 이란은 승점 20(6승 2무)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했고 한국은 승점 13(4승 1무 3패)으로 2위에 올라 있다. 3위 우즈베키스탄(4승 4패)과는 승점 1점 차다. 대표팀 명단은 8월 21일 발표하고 28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소집 훈련을 한다. 신 감독은 “만약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면 나를 욕하고 질타해라. 하지만 지금은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어 줄 때다. 언론에서도 질책 대신 희망을 얘기해 달라”는 당부로 회견을 마쳤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