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패자의 품격’ 이대훈, 무주선 ‘승자의 미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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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세계선수권 68kg 결승… 대만 황위런 꺾고 3번째 금메달
작년 올림픽 8강패배 아픔 씻어… 여자 67kg급 김잔디는 동메달

‘태권 왕자’ 이대훈(오른쪽)이 27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68kg급 결승에서 대만의 황위런을 상대로 발차기 공격을 하고 있다. 26-8로 완승을 거둔 이대훈은 세계선수권 3번째 금메달을 땄다. WTF 제공
‘태권 왕자’ 이대훈(오른쪽)이 27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68kg급 결승에서 대만의 황위런을 상대로 발차기 공격을 하고 있다. 26-8로 완승을 거둔 이대훈은 세계선수권 3번째 금메달을 땄다. WTF 제공
한국 태권도 간판스타인 이대훈(25·한국가스공사)은 지난해 성적보다 빛나는 스포츠맨십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난해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전 당시 요르단의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에게 패한 뒤 결과에 승복하며 상대의 손을 높게 들어준 모습이 화제가 됐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못 딴다고 내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또 다른 경험을 했다”는 이대훈의 말에 ‘패자의 품격’이라는 표현까지 따랐다.

그랬던 이대훈이 이번에는 승자의 미소로 환호를 받았다. 지난해 올림픽 10개월 뒤인 27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68kg급 결승에서 이대훈은 준결승에서 아부가우시를 꺾고 올라온 대만의 황위런(20)에게 26-8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전 밝힌 “이번에는 이기고 상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포부를 현실로 만들었다.

이로써 이대훈은 2011년 경주,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 대회(63kg급) 금메달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세 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올림픽 동메달의 아쉬움을 달래는 동시에 68kg급 세계랭킹 1위다운 기량을 과시했다. 이대훈의 금메달에 힘입어 한국은 대회 종합 선두(금메달 3개, 동메달 1개) 자리를 지켰다.

앞서 불가리아 블라디미르 달라클리예프와의 준결승에서 23-6의 완승을 거뒀던 이대훈은 결승전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경기 시작 20여 초 만에 주먹(1점)에 발차기 몸통 공격(2점)으로 연속 3득점에 성공하며 상대를 흔들었다. 1회전부터 9-0으로 리드를 잡은 이대훈은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시상식 뒤 이대훈은 “올림픽 때는 (시상대) 낮은 곳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높은 곳에 있어서 기분이 묘했다. 오랜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을 했는데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이대훈은 황위런과 아부가우시(동메달)의 손을 잡고 함께 웃으며 만세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대회 전 약속했던 바로 그 미소였다.

한편 여자 67kg급 우승에 도전했던 김잔디(22·용인대)는 준결승에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터키의 누르 타타르(25)와 맞붙어 골든 포인트로 진행되는 연장 승부 끝에 발차기로 몸통을 얻어맞고 9-11로 패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여자 73kg 이상급 안새봄(27·춘천시청)과 남자 58kg급 정윤조(22·경희대)가 나란히 준결승에 안착했다. 안새봄과 정윤조의 남은 경기는 28일 진행된다.
 
무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대훈#김잔디#안새봄#한국 태권도 간판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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