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선발등판 이영하 “못 해도 본전이라는 마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6일 05시 30분


두산의 기대주 이영하가 16일 잠실 NC전에 선발등판한다. 지난해 1차지명을 받고 프로에 들어온 뒤 첫 선발등판을 앞둔 그는 “못해도 본전이다”며 자신의 공을 던지고 내려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포츠동아DB
두산의 기대주 이영하가 16일 잠실 NC전에 선발등판한다. 지난해 1차지명을 받고 프로에 들어온 뒤 첫 선발등판을 앞둔 그는 “못해도 본전이다”며 자신의 공을 던지고 내려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태형 감독은 16일 잠실 NC전 선발로 신예 이영하(20)를 깜짝 예고했다. 두산은 LG와 주중 3연전에 이어 16일부터 NC와 주말 3연전, 20일부터 KIA와 주중 3연전을 앞두고 있다. 1위 KIA, 2위 NC와의 경기는 전반기 순위싸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결이다. 김 감독은 이토록 중요한 NC와 첫 경기에서 이영하를 선발카드로 꺼내들었다.

김 감독으로서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면서 선발 한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대체인물이 필요했고, 결국 팀의 미래가 될 재목에게 무거운 임무를 맡기기로 최종결정을 내렸다. 김 감독은 이영하에 대해 “선발로서 역할을 하길 기대하는 게 아니라 경험을 쌓으라는 의미”라며 “이영하가 일찍 내려오면 박치국을 올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김 감독처럼 프로 데뷔 첫 선발등판을 앞둔 이영하도 차분했다. 그는 “잘 던지려고 하지 않겠다.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뿐”이라며 “5회까지만 던지면 밥값은 한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이미 프로 데뷔 첫 등판을 마쳤다. 5월19일 광주 KIA전에서 홈런을 맞긴 했지만 1이닝 2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후 6번의 등판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무엇보다 신인다운 패기로 씩씩하게 공을 던지면서 눈도장을 받았다.
이영하가 선발 임무를 맡은 건 6월10일 울산 롯데전이 끝난 직후였다. 이날 그는 구원등판해 3.1이닝 동안 1실점했다. 4안타 3사사구를 내주긴 했지만 삼진 4개를 잡아냈고, 65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면서 길게 던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롯데전이 끝나고 선발로 준비하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1군 등판도 그렇고, 선발 기회도 생각보다 빨리 왔다. 개인적으로 의미는 있지만 욕심을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물론 찬스가 왔을 때 잡고 싶지 않은 선수는 없다. 그 역시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스스로는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아서다. 컨디션이 좋을 때만 나가서 첫 승(5월 28일 잠실 kt전 구원승)도 올렸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마운드에 올라가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선발등판 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다. 14일에는 불펜피칭을 하면서 한용덕 투수코치와 릴리스포인트 교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영하는 “구위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원하는 대로 공이 들어가지 않고 있다”며 “릴리스포인트가 밀리고, 떨어지고 일정하지 않아서 제구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치님과 함께 그런 부분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종도 늘릴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직구, 슬라이더만 던졌지만 포크볼도 조금씩 던지기 시작했다. 그는 “NC 타선이 워낙 방망이를 잘 쳐서 차라리 치라는 마음으로 공을 던지려고 한다”며 “최대한 볼넷은 안 주려고 하고 공격적으로 던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못 해도 본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내 공만 던지고 내려오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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