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상관없이 준비” 넥센 허정협 불방망이의 비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2일 05시 30분


긴 기다림 끝에 1군에서 빛을 보고 있는 넥센 허정협은 최근 활약 비결을 묻는 질문에 “결과에 상관없이 마음 편하게 준비한 덕분”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부담감을 지운 허정협의 가세에 넥센은 타선 활용폭이 더욱 넓어지게 됐다. 스포츠동아DB
긴 기다림 끝에 1군에서 빛을 보고 있는 넥센 허정협은 최근 활약 비결을 묻는 질문에 “결과에 상관없이 마음 편하게 준비한 덕분”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부담감을 지운 허정협의 가세에 넥센은 타선 활용폭이 더욱 넓어지게 됐다. 스포츠동아DB
요즘 넥센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는 신인 이정후(19)다. 입단 첫해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주위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여기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타자가 한 명 더 있다. 외야수 허정협(28)이다. 극적으로 1군 개막 엔트리에 합류해 11일까지 6경기에 출장하며 13타수9안타(타율 0.692), 1홈런, 7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데뷔 초부터 타격 재능을 인정받고도 1군에선 보여준 것이 전무했던 허정협의 반전은 넥센의 상승세를 이끄는 동력이다.

허정협은 지난 2년간(2015~2016시즌) ‘2군 폭격기’로 통했다. 육성선수로 입단 첫해인 2015시즌 2군경기 91게임에서 타율 0.337(288타수97안타), 19홈런, 70타점을 기록했다. 중부리그 홈런왕이었다. 2016시즌에도 73차례 2군경기에서 타율 0.337(261타수88안타), 12홈런, 56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2군에선 가진 재능을 모두 뽐내고도 남았다. 늘 1군에서 통할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에도, 자기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올해도 전망이 그리 밝진 않았다. 넥센 외야진은 기존의 고종욱~이택근~대니 돈~임병욱~박정음의 입지가 탄탄했고, 여기에 이정후까지 가세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장타력을 뽐냈고, 시범경기 11게임에서 타율 0.261(23타수6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개막 엔트리 진입을 장담할 수는 없었던 이유다.

그러나 넥센 장정석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비시즌에도 철저히 준비한 허정협에게 언젠가는 기회를 줄 참이었다. 11일 고척 kt전을 앞두고 “(허)정협이는 정말 좋은 선수다. 1군에서 쓰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회상했다. 이날도 7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한 허정협은 4타수3안타3타점의 맹타로 팀의 12-2 완승을 이끌었다. 2-0으로 앞선 3회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는 등 안타의 순도도 높았다. 허정협은 “과거에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엄청났지만, 올해는 시범경기 때 꾸준히 뛰면서 느낀 점이 많다. 결과에 상관없이 마음 편하게 준비한 덕분이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도움도 컸다. 타격이 잘 되다 보니 수비도 한결 편해졌다. 1군에서 야구하는 자체가 감격스럽다. 어렵게 기회를 얻은 만큼 절실함을 갖고 오래 뛰고 싶다”고 다짐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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