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웃게한 밀러의 쇼타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1, 2차전 이어 3차전도 승리 주역
모비스, 동부 꺾고 男농구 4강 PO 行

‘만수(萬手·만 가지 수)’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믿고 맡긴 네이트 밀러(사진)의 ‘쇼타임’은 완벽했다. 모비스는 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KCC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밀러(30)가 종횡무진 활약한 데 힘입어 동부를 77-70으로 꺾고 3연승으로 4강 PO에 안착했다. 2014∼2015시즌 이후 2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모비스는 10일부터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인 KGC와 4강 PO(5전 3선승제)를 치른다.

모비스는 낭떠러지에 몰린 동부의 투지에 고전했다. 동부는 허웅이 허리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1, 2차전 부진했던 가드 두경민과 허웅 대신 투입된 박병우가 공격의 활로를 열며 종료 직전까지 모비스와 대등한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모비스에는 동부 김영만 감독이 가장 위협적이라고 걱정한 밀러가 있었다. PO 1차전에서 19득점 10리바운드, 2차전에서 22득점 8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이끈 밀러는 3차전에서도 고비 때마다 득점을 터뜨리며 수비에서도 결정적인 리바운드와 가로채기를 따냈다. 3쿼터 동부가 로드 벤슨과 웬델 맥키네스의 득점으로 무섭게 추격했지만 밀러가 12점을 쓸어 담는 바람에 모비스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밀러는 4쿼터 3분을 남기고 동부가 5점 차로 추격해오자 절묘한 골밑 돌파로 흐름을 깨기도 했다. 밀러는 이날 31득점에 13리바운드, 3도움, 가로채기 6개를 기록하며 유 감독을 활짝 웃게 했다. 완벽한 ‘밀러 타임’이었다.

정규리그 첫 경기부터 시즌 막바지까지도 퇴출 후보 1순위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았던 밀러는 PO 들어 완벽하게 팀에 녹아들었다. 양동근을 도와 유 감독의 전술 활용에서 중심에 섰고, 187cm의 작은 키지만 상대 장신 포워드와 센터를 수비하면서 리바운드 잡기에도 적극 나섰다. 시즌 초반 빗발치는 퇴출 여론에도 밀러를 끝까지 믿었던 유 감독의 선택이 결국 옳았다. 밀러는 “오늘 한국 와서 최고의 경기였다. 정규리그를 다 잊고 집에 돌아가지 않으려고 각오를 다졌던 것이 좋은 리듬으로 이어졌다”고 기뻐했다.

원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모비스#유재학#네이트 밀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